▲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봉은사를 찾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예방해 환담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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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대한불교조계종 예방 당시 합장 대신 목례로 인사한 일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 9월 22일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예방 이후 한 달 만이다. 그러나 "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라고 발언한 일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불교계의 규탄 목소리가 나오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장 대표는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봉은사를 다시 찾고 진우스님을 만났다. 장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진우스님에게 합장하고 90도로 인사했다. 지난달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진우스님을 만났을 당시, 합장 반배를 하지 않은 것과 대비되는 장면이었다. 기독교 신자인 장 대표는 '합장 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게 "마음을 다해서 인사를 올렸다"고만 답했다.
"계엄=하나님 계획" 발언은 사과 않고... "오해 불식"?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합장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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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스님은 이날 그런 장 대표에게 "야당이 건강해져야 한다"며 "일거수일투족이 국민에게 거슬리지 않도록 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또 "아무리 좋은 것(언행)도 너무 자주 또는 거칠게 쓰면 누군가에겐 상처가 될 수 있고, 부메랑처럼 인과응보로 (돌려)받을 수 있다"며 '부드러움'을 강조했다.
장 대표는 진우스님과의 대화 후 합장한 모습으로 함께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장 대표는 "국회에서 도움 드릴 일이 있는지, 심부름할 게 있는지 등 여러 말씀을 나누러 왔다"라며 예방 배경을 설명했다.
장 대표는 취재진이 '합장 대신 목례를 했던 일에 대한 사과 의향'을 묻자 "네, 제가 부족함이 있어서 불편함이 있었다면 그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많은 분이 저의 종교적인 걸 (배경으로) 얘기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종교가 있지만 정치적으로는 (특정) 종교에 편향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밖으로 비춰지는 것 때문에 오해가 생긴다면, 저는 정치인으로서 그 오해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라는 발언과 관련된 질문엔 "그 부분은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 제가 다시 말씀드릴 필요는 없겠다"면서 사과하지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겨울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가 이끄는 극우 개신교계 단체 '세이브코리아'의 집회에 참석해 "이번 계엄에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 "하나님이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장 대표는 전당대회 국면에서는 TV토론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나는) 50년 넘게 교회를 다닌 크리스천이다. 세이브코리아 집회는 크리스천들이 모인 집회였다. 그 집회에서 성경적 의미로 말했다"라고 해명했다.
당시 장 대표는 "어려울 때나 힘들 때나, 좋거나 나쁜 상황에서나. 늘 쉬지 않고 하나님은 우리 역사 가운데 개입하고 계시고, 그 어떤 것도 결국은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다는 것이다"라며 "하나님의 계획이 있기에 뭐가 잘못됐고 맞고 틀리고 정당화된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예방하기에 앞서 서울 강남구 봉은사 대웅전에서 참배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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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는 지난달 14일에도 부산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해 손 목사 구속과 관련해 "하나님의 종에 대적한 행위는 하나님께서 심판하실 것"이라고 말해 재차 물의를 빚었다(관련기사: 교회 앞에 선 장동혁 "손현보 구속은 모든 종교인에 대한 탄압" https://omn.kr/2fba0).
지난달 25일 조계종 중앙종회 종교편향불교왜곡대응특별위원회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종교편향적 언행을 강력히 규탄한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 장 대표의 사과 ▲ 장 대표의 부적절한 종교적 언행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 ▲ 당내 종교 편향에 대한 조사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