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5일 최근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상 납치·감금 범죄 대응 현황 관련 브리핑을 위해 용산 대통령실 대회의실로 입장하고 있다. 2025.1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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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현재 캄보디아 당국에 의해 검거된 한국인 60여 명을 이르면 이번 주말까지 국내로 송환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위 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현지 당국의) 단속 결과로 검거된 63명을 조속히 한국으로 송환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범죄현장으로부터 이들을 신속히 이격하는 게 필요하다"며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으론 "(빠른 송환을) 준비한 지는 4~5일 됐다. 항공편 등을 준비했는데 관건은 캄보디아 측과의 절차적 협의"라며 "수일 내, 가급적 이번 주 안이라도, 주말까지는 (송환)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7월과 9월 캄보디아 당국의 온라인 사기 범죄(아래 스캠) 현장 단속 과정에서 검거돼 신병이 확보된 경우다.
정부는 이들이 최근 캄보디아에서 급증하고 있는 한국인 취업사기·감금 사건에 자발적·비자발적으로 연루된 정황이 있는 만큼 모두 국내로 데려와 조사하고 추적해서 더 이상의 피해 확산 등을 막아보겠다는 입장이다.
"캄보디아 측의 협조 얻는 것이 관건"
위성락 실장은 "이번 사안은 여러 측면이 반영된 복잡한 사안"이라며 "캄보디아 스캠 산업에는 다양한 국적을 가진 20만 명 정도가 종사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중 한국인 수는 1000명 남짓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 숫자가 정확히 파악된 것은 아니라고도 밝혔다. 하지만 이중 감금 정황이 있다고 신고가 접수된 경우가 포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는 상황. 그렇기 때문에 일단 캄보디아 당국의 협조를 얻어 최대한 모두 국내로 송환하는 것이 목표다.
이와 관련 위 실장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접수된 감금 관련 신고 중 80%가량을 해결하고 현재 70여 건을 처리 중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아시다시피 2024년부터 문제가 급속히 악화돼 정부 차원에서 여러 대처를 하고 있었는데 캄보디아 내부 범죄(대응)는 그 나라의 주권 사안이라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캄보디아 측의 협조를 얻는 것이 관건"이라며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현재도 감금 상태일 수 있는, 소재 파악이 안 되는 분들을 귀국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캄보디아 당국과 적극적 공조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사관의 도움으로 돌아온 사람 중 자발적으로 캄보디아로 재입국하는 경우도 확인되고 있다"면서 "캄보디아 스캠 사업에 한국인이 유입되는 것을 예방하고 억제하기 위한 행정조치 등을 강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ODA사업, 다른 이슈로 연결해 수단으로 사용 안 해"
▲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최근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상 납치·감금 범죄 대응 현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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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협조도 요청했다. 국민들이 이번 사안에 대해 충분히 경각심을 가져야 하지만, 캄보디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형성케 하는 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로 인해 캄보디아 현지에서 생활·활동 중인 교포나 기업들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위 실장은 '한국 정부가 캄보디아 정부의 '반체제 인사 송환 요구'를 거부하면서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한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이란 일각의 해석에 대해 "관련 없는 사안"이라며 "캄보디아 측이 다른 목적으로, 고의적으로 치안 임무를 해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가 남의 나라에 가서 (홀로) 할 수 있는 작전은 없다. 캄보디아 측의 협력을 얻어 해야 한다"라며 "캄보디아 나라나 캄보디아 국민에 대해 불필요하게 과도한 부정적 인식을 만들거나 매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캄보디아에 대한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을 '수단'으로 이번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았다. 위 실장은 "ODA 사업 중 경찰 치안 인력 역량 강화 내용도 있다"면서 "ODA 사업은 이유와 근거를 가지고 쓰는 것이고 다른 이슈로 연결해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통령 크게 관심 갖고 직접 챙기고 있어"
"캄보디아 상황은 이재명 대통령이 크게 관심을 갖고 직접 챙기고 있다"고도 밝혔다.
위 실장은 "이 대통령이 캄보디아 정상과 이 문제를 직접 의논할 가능성도 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면서 "지시도 여러 번 하셨고 대통령실이 그를 이행했다. 계기가 있을 때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를 다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것은 정상외교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추가질문에는 "특정 방안을 염두에 두고 말한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위 실장은 이와 유사한 범죄조직 활동이 캄보디아 외에서 벌어질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캄보디아 범죄 배후로 중국계 기업 등이 지목되고 있는 것에 대해 중국 정부와의 공조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관련 질문에 "중국 정부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대처하고 있다"며 "우리와 중국 사이에도 이 문제를 대처하기 위해 외교적인 공조를 시도하고 있고 약간의 진전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