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소속 시민들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억과 애도의 달' 선포 기자회견을 열어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위해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
| ⓒ 유성호 |
"또 다시 가을이 찾아오고 아침, 저녁으로 부는 찬 바람에 참사가 일어났던 그 계절이 돌아왔음을 느낍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하루 아침에 떠나보내야 했던 고통에다가 3년이 되도록 늦어지는 진상규명에 대한 간절함에서 나오는 고통까지 더해졌습니다. 진실과 정의를 향한 걸음에 함께 해주십시오. - 이기자(고 문효군씨 어머니)씨
10월의 첫날,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참사 3주기를 앞두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며 "한 달 간 집중 추모에 나선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참사가 발생했던 오는 10월 29일까지를 공식 추모기간으로 선포하고 각종 추모행사를 예고하며 "시민들의 연대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시민대책회의는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원 참사 3주기를 앞두고 10월을 '기억과 애도의 달'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참사 발생일에 맞춰 10시 29분에 시작한 이날 기자회견에는 참사 상징색인 보라색의 조끼를 입은 유가족 10여 명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1년이 더 지난 올해 6월 17일에서야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조사가 시작됐다"며 "윤석열 정부 시절 행정안전부의 비협조와 의도적 행정처리 지연이 있었고 그 결과 3주기를 한 달여 앞둔 지금도 왜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는지 밝혀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지연된 정의를 바로세우기 위해 특조위의 자료수집과 관련자 조사, 검경 합동수사팀 수사 등 진실을 밝히려는 모든 노력에 그 어떤 방해나 지체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참사 3주기를 기점으로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재발방지 대책 수립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버틴 것, 시민들 덕분... 특조위는 시작일 뿐"
| ▲ 이태원참사 3주기 앞둔 유가족 "진실 향한 발걸음에 함께해 달라" ⓒ 유성호 |
유가족들은 진상규명을 위해 거듭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강선이(고 이상은씨 어머니)씨는 "지난 3년간 참사를 둘러싼 폄훼와 부정, 무관심과 냉대 속에서도 지금까지 유가족들과 생존자들이 버텨올 수 있었던 것은 함께 하겠다고 손 내밀어준 시민들 덕분"이라며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3주기에도 시민분들의 공감과 연대의 참여와 행동을 다시 한 번 호소드린다"고 당부했다.
송해진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고 이재현씨 어머니)은 "유가족들이 고통스러운 기억을 꺼내면서도 용기를 내는 이유는 단 하나, 진실이 밝혀지길 바라기 때문"이라며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완수되고 정의가 바로 설 때까지 시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감시가 없다면 이 싸움을 이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59개의 이름을 기억하고 특조위가 흔들림 없이 제대로 조사하고 있는지 시민들이 감시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특조위의 원활한 조사를 위해 시민들의 제보를 요청하기도 했다. 김덕진 시민대책회의 대회협력팀장은 "당일인 2022년 10월 29일 그 밤 이태원 현장에 있던 수많은 목격자, 피해자의 현장 증언이 필요한데 특조위에 제보가 들어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가족들이 애타게 찾고 있으니 적극적인 제보와 참여를 호소드린다"고 강조했다.
박석운 시민대책회의 공동대표(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159명이 하늘이 별이 되었지만 가족들과 시민들은 아직도 (희생자들을) 마음에서 떠나보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3주기를 기점으로 제대로 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 가족들과 시민들도 159명의 하늘의 별들과 송별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
윤복남 시민대책회의 공동대표(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특조위와 검경 수사단의 활동으로 이제야 시작된 것"이라며 "진실과 정의를 향한 길을 유가족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모두가 함께 걸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추모행사 이어져... 외국인 유가족 방한, 정부 첫 공식 초청
| ▲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소속 시민들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억과 애도의 달' 선포 기자회견을 열어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위해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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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과 시민대책회의는 10월 한달 동안 전국 각지에서 추모공연과 토론회 등 20여 개 추모행사를 이어가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할 계획이다.
이태원 참사 3주기 당일인 오는 29일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억식이 열리고, 그에 앞서 25일에는 이태원역~서울광장 행진 후 오후 6시 34분(최초 112 신고 시간)에 맞춰 시민추모대회가 열린다. 특히 이들 추모행사에는 정부의 첫 공식 초청으로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 45명이 방한해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