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채해병 특검팀(이명현 특검)에 피의자 신분 조사를 위해 출석하고 있다.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이 항의하자 특검팀 관계자들이 이를 저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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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 하나 지키려고 이렇게 나온 거야?"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전 채해병 특검팀(이명현 특검)에 출석하기 직전,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이 건물 앞에 나온 15명 가량의 특검팀 관계자를 향해 이 같이 소리쳤다. 이 회원의 항의처럼 심 전 총장은 이날 이례적인 분위기 속에 특검팀에 출석했다.
특검팀 관계자 약 15명은 이날 심 전 총장 출석시각을 15분 앞두고 건물 밖으로 나와 분주히 움직였다. 세 무리 정도로 나뉜 이들은 해병대예비역연대 측을 지켜보기도 하고 손목시계를 연신 들여다보며 심 전 총장 출석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 전 총장이 오전 9시 55분 자가용에서 내리자 해병대예비역연대는 "내란범", "심우정을 구속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나와 있던 특검팀 관계자 중 일부는 심 전 총장과 함께 건물로 들어갔다.
▲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30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호주 도피 의혹과 관련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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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은 건물로 들어선 심 전 총장에게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출국금지 사실을 알고 있었나", "피의자를 출국시키는 게 검사 출신으로서 용납할 수 있는 일인가" 등을 질문했지만 그는 답하지 않았다. 그가 엘리베이터에 올라 사무실로 향하자, 남은 특검팀 관계자들도 하나, 둘 흩어졌다.
그동안 심 전 총장뿐 아니라 주요 피의자들의 출석 현장을 지켜봤던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평소 (다른 피의자들이 출석할 때) 특검팀 관계자 1~2명이 나와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10명 이상 무리지어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오전 10시 45분 진행한 정례 브리핑에서 "(조사 받는) 당사자들이 같은 시각에 여러 명 오는 상황(이날 심 전 총장 외 이종섭 전 장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출석)이기도 했고 출석할 때 시위 등으로 혹시 충돌이 있지 않을까 싶어 그랬던 것 같다"며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런종섭 사태' 때 법무부 차관... 특검 "면밀히 조사"
이른바 '런종섭 사태' 당시 법무부 차관이었던 심 전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범인도피·직권남용 혐의 피의자로서 특검팀 조사를 받고 있다. 런종섭 사태는 채해병 사망사건 및 수사외압 의혹 당시 윤석열 등이 이종섭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그를 도피시키려 했다는 의혹을 말한다.
정 특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 전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 해제가 이뤄졌던 2024년 3월, 심 전 총장은 법무부 차관으로서 출입국 관리 사무와 관련해 법무부 장관을 보좌하는 직책에 있었다"며 "법무부가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했던 과정, 이와 관련한 대통령 및 법무부 장관의 지시사항, 법무부 차관이 하급자들에게 내린 지시사항 등에 대해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특검은 이날 오전 6시 30분~오전 10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정 특검보는 "안규백 장관은 2023년 채상병 사망 사건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이었다"라며 "해병대 수사단이 채상병 사건 기록을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던 2023년 8월 2일, 안 장관 장관은 임 전 사령관과 약 14분 동안 통화했다"라고 설명했다.
▲ [현장] "심우정 하나 지키려고?"... 발칵 뒤집힌 채해병 특검 앞... 특검은 별도 공지 내고 해명 ⓒ 전선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