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모든 법안에 '무제한 토론' 예고... 송언석 "처절한 마지막 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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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 '필리버스터로 현안 차질' 지적에 "인정한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

국민의힘이 오는 25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비쟁점 법안을 포함한 모든 법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기로 했다. 여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비롯해 쟁점 법안들을 밀어붙이자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이로 인해 각종 민생 현안 처리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지적에는 "인정한다"면서도 "무제한 토론은 야당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 "처절한 마지막 발악"이라고 강조했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나온 지적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계획을 밝혔다. 송 원내대표는 "정부 조직은 한번 망가지면 되돌리기가 매우 어렵다"며 "이재명 정부뿐 아니라 다음 정부까지도 (정부 조직이) 계속 이어가야 하므로 국가의 백년대계를 설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고민과 숙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내용 중 ▲ 검찰청 폐지 ▲ 기후에너지부 신설 등을 예시로 들며 비판을 이어갔다. 송 원내대표는 "검찰이 해체되면 경찰,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 국수본(국가수사사본부)까지 수사기관이 난립하게 된다"며 "이에 따른 혼선과 수사 지연, 국민적 피해는 누가 책임지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민과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것이 이번 (정부 조직) 개편의 의도가 아니라는 것을 전 국민이 알고 있다"며 "검찰에 대한 복수심에서 정부 조직 개편을 추진하다 보니 부작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도 없이 마구잡이로 검찰 해체를 밀어붙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현재 정부·여당의 정부 조직 개편안대로라면 앞으로 원전 건설을 현 환경부 장관이 담당하게 된다. 그는 문재인 정부 때 대표적인 탈원전주의자였다"면서 "담당 공무원들이 기존 부서에서 전혀 다른 부서로 이동하게 될 때 겪는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 장관들도 새로 맡게 될 업무에 적응할 수 있을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반대 목소리는 아예 묵살하는 게 개혁이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 '야당의 주장을 무시하는 게 민주주의'라는 그릇된 인식이 가득차 있다고 보인다"며 "합리적·효율적인 정부 조직 개편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논의하자는 야당의 충정을 정부·여당이 외면하지 말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선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실시하면 본회의에 상정 예정인 산불지원특별법 등 각종 현안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송 원내대표는 "지적하는 사실들을 다 인지하고 있고 인정한다"면서도 여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다수당(민주당)이 나서서 찬성 토론을 하는 굉장히 희한한 장면도 최근 연출되고 있다"며 "원래 무제한 토론이라는 건, 소수당이 마지막으로 처절하게 발악하는 것이다. 우리에겐 마지막 남은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 민주당... 대인배답게 행동해 달라"

송 원내대표는 "지난 100일은 1년보다 더 긴 시간처럼 느껴졌다"며 소회도 밝혔다. 그는 지난 100일 사이 가장 큰 성과로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마무리하고 장동혁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무난히 잘 마무리된 점"을 꼽았다. 전한길씨 등이 전당대회 국면에서 개입하고 찬탄(탄핵 찬성) 대 반탄(탄핵 반대)으로 당내 세력이 나뉘었지만 "무난히 잘 마무리되었다"고 자평한 것이다.

반면 송 원내대표는 가장 아쉬웠던 점을 말하면서는 '민주당 탓'을 이어갔다. 그는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민생경제와 외교안보 등 위기에 대해 타개책을 마련해야 하는 중대한 시점인데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폭주로 여야 간 대화와 협치가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재명 정권의 대국민 거짓말과 민생 파탄, 무너진 의회 민주주의 등을 바로잡기 위해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소임을 당당히 다해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100일간 함께 원내 협상을 이끌어 온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를 향해서는 "훌륭하신 분"이라고 설명했다. 송 원내대표는 "협상 상대방에 대한 평가를 노골적으로 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라면서도 "김 원내대표는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 생각은) 동일하다"라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인심은 곳간에서 난다는 옛말이 있다"며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이 좀 더 통 큰 정치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여당이) 그렇게만 한다면 우리도 소수 야당이지만 국민과 민생을 위한 일에는 어떤 안건이든 적극 협조하고 협치할 생각이 있다"며 "여의도 정치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큰집(정부·여당)에서 아량을 베풀고 대인답게 행동해달라"며 말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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