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조기 등장한 국힘 규탄대회 국민의힘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연 야당탄압 독재정치 규탄대회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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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조기 등장한 국힘 규탄대회 국민의힘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연 야당탄압 독재정치 규탄대회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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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청 앞 계단에 성조기가 휘날리는 가운데 "돌아와요 윤석열", "윤 대통령 석방하라"는 외침이 울려퍼졌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국민의힘 당원 및 지지자들은 '부정선거 발본색원'·'CCP(중국 공산당) 아웃' 구호가 적힌 깃발을 들었고, 당 지도부는 "이재명 퇴진"을 외쳤다.
전광훈씨 등이 주도하는 극우 아스팔트 집회에서나 등장할 깃발과 구호 속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재명 정부를 향해 "국민이 목숨 걸고 지켜온 민주주의를 단 100일 만에 무너뜨렸다"고 공세를 폈다.
성조기와 태극기 흔들며 '윤 어게인' 외친 국힘 당원들
▲ 김민수 선창에 장동혁·송언석 "이재명, 내려와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야당탄압 독재정치 규탄대회에서 김민수 최고위원의 선창에 "이재명, 내려와라", "정청래, 내려와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른쪽 뒤는 영장심사를 앞둔 권성동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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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힘 규탄대회에 등장한 '가짜 대통령' 피켓 국민의힘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연 야당탄압 독재정치 규탄대회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내려올 것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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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12일 오후 2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 모여 '야당탄압·독재정치 규탄대회'를 열었다.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 각 시·도 당원협의회, 지방의원, 당직자 등 1만 5000명(주최 측 추산)은 빈 공간 없이 국회 본청 앞 계단을 메웠다. 자리가 모자라 계단 아래 광장까지 흩어져 규탄대회를 지켜보는 이들도 여럿 있었다.
현장에선 'YOON AGAIN(윤어게인, 윤석열 정신 계승)'이라고 적힌 붉은 티셔츠와 모자를 착용하거나 '부정선거 발본색원', 'STOP THE STEAL(부정선거 멈춰라)', 'CCP OUT(중국 공산당 퇴출)' 등이 새겨진 깃발을 든 참석자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어떤 이들은 아예 본인 몸보다 큰 성조기를 준비해 국민의례와 애국가를 제창하는 동안 연신 흔들었다.
첫 규탄 발언을 맡은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권의 100일은 혼용무도의 100일이었다"면서 "이 정권 하에서 국민은 '대한망국' 열차에 탑승한 것 같다"고 힐난했다. 송 원내대표는 "▲ 특검의 압수수색 ▲ 여당의 여야 특검 합의안 파기 ▲ 내각 인사 ▲ 경제성장률 ▲ 조지아주 한인 구금 사태 등 외교·안보 실패" 등을 언급하며 "자기들 마음대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자체가 독재"라고 비난했다.
그런 송 원내대표의 등 뒤로는 윤어게인, 부정선거, 반중 등의 의미가 담긴 깃발이 휘날렸다. 이를 지켜보던 당원들은 송 원내대표의 발언 사이사이 "돌아와요 윤석열", "윤 대통령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그가 정부·여당 인사를 힐난하는 대목에서는 "죽여버려야 해", "사기꾼이다", "미XX끼다", "탄핵하자" 등의 말들을 외쳤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무대에 올라 당원들을 향해 "누가 내란 정당이냐"고 물었고 당원들은 "민주당!"이라고 답했다. 김 최고위원은 참석자들을 향해 "뭉치고 하나가 되어야 이길 수 있다"면서 "이재명 내려와라", "정청래 내려와라" 등의 구호를 외치라고 주문했다.
정부·여당 '지지자'까지 싸잡아 비난한 국민의힘 지도부
▲ 김민수 선창에 장동혁·송언석 "이재명, 내려오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야당탄압 독재정치 규탄대회에서 김민수 최고위원의 선창에 "이재명, 내려오라", "정청래, 내려오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른쪽 뒤는 영장심사를 앞둔 권성동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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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장심사 앞둔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안이 가결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야당탄압 독재정치 규탄대회에 참석해 김민수 최고위원의 발언을 듣던 중 엷은 미소를 띠고 있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권 의원 체포동의안은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177명 중 찬성 173표, 반대 1표, 기권 1표, 무효 2표로 가결 처리됐다. 권 의원은 다음 주 초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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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3선의 임이자 의원(경북 상주·문경시)은 무대에 오르자마자 당원들을 향해 큰절했다. 그러면서 참석자들과 함께 "독재타도", "헌법수호"를 외치며 발언을 시작했다. 임 의원은 "그 어려운 노력 끝에 탄생시킨 윤석열 정부를 지키지 못했다"면서 "통렬히 반성하고 또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뺄셈 정치를 그만하자. 전광훈 목사가 극우라고, 전한길 강사가 더 나갔다고, 이준석이 결이 다르다고 뺄셈 정치를 하면 우리는 진다"라면서 "이제 뭉치자"라고 소리를 질렀다. 현장에선 "이준석은 빼도 돼!", "이준석 빼라고!"라면서 즉각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마지막 연사로 무대에 오른 장동혁 당 대표는 "용산 대통령 이재명, 여의도 대통령 정청래, 충정로 대통령 김어준에 이어 대한민국에 보이지 않는 대통령도 있다. 바로 '개딸'이다"라며 이 대통령 지지자들을 공격했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이) 100일 축하 상에 올린 것은 특검법과 체포동의안"이라면서 "이는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말했다.
또 조지아주 한인 구금 사태와 특검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바친 선물 보따리는 구속과 쇠사슬로 돌아왔다. 국민의 손발이 묶여도 말 한마디 못 하면서 안에서는 정치 보복의 도끼를 휘둘러대고 있다. 밖에 나가서 신나게 얻어터지고 집안에 돌아와서는 가족들에게 식칼을 휘두르는 꼴"이라고 힐난했다.
장 대표는 당원들을 향해 "여러분, 우리가 각성해야 한다. 더러운 정치 탄압에 익숙해지지 말자"라며 "국민의힘과 함께 대한민국의 헌법을 지켜달라. 국민의힘이 내란 앞에서 싸우겠다. 이제 용산으로 진격하겠다. 끝까지 함께 싸워달라"고 강조했다. 국회 앞 규탄대회를 마친 국민의힘은 용산 대통령실 앞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김병욱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특검법 개정 관련 민원을 제출하기 위해 대통령실까지 찾아와 의견을 전하신 것에 대해 수고하셨다"면서도 "불법 비상계엄과 내란은 용납할 수 없는 법치 파괴다"라고 선을 그었다. 항의 서한은 "관련 수석실과 협의해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