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고성에도... 정청래 "국힘, 안 돌아오면 정당해산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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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09.09. 오후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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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만 80여 회 언급, 개헌 준비 움직임... 정청래, 9일 교섭단체 연설서 "내란 청산은 시대정신"
▲ 교섭단체 대표연설 나선 정청래 대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 남소연

[기사 보강 : 9일 오후 12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가장 강조한 것은 '국민'이었다. 그러면서도 "내란 청산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시대정신"이라며 야당을 향한 경고를 분명히 했다.

정 대표는 9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헌법과 근현대사에 대한 이야기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시작했다. 동학군, 3.1운동, 광주민주항쟁 등을 언급하며 "이재명 정부 첫 정기국회를 맞아, 국가를 지키고 국회를 보호해주신 국민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연설문에서 '국민'이란 단어는 "국민주권" 등 약 80회 반복됐다.

"국힘 사과해야"... 야당 측 날 선 반응 "그런 말 말라"

이어 정 대표 입에서 나온 단어는 '내란'이었다. 그는 연설 초반부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도, 권력다툼도 아니다"라며 "국민의 삶을 외면하던 부정부패를 청산하자는 것", "국민을 사지로 몰아넣은 헌법 파괴세력을 청산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8일 이재명 대통령 주도로 여야 대표가 만나 처음 손을 맞잡은 뒤 하루 만에, 다시금 날 선 메시지로 '내란 청산'이 강조된 것이다(관련 기사 : 정청래·장동혁 손 맞잡게 한 이 대통령 "모두의 대통령 되겠다" https://omn.kr/2f8l6). 정 대표는 "내란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그 시작"이라며 "3대 특검법 개정안을 신속히 처리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아예 직접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연설 초반 "국민의힘에 간곡히 제안한다. 내란과 절연하고 내란의 늪에서 빠져나오시라. 그리고 국민들에게 '우리가 잘못했다'고 진정어린 사과를 하시라"며 이렇게 덧붙였다.

"언제까지 내란당의 오명을 끌어안고 사시렵니까? 이번에 내란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 심판의 대상이 될지도 모릅니다. 명심하십시오. 야당이 건강해야 여당도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건강한 야당으로 하루속히 돌아와, 극우적 시각의 낡은 과거의 틀을 깨고 나와 민주주의와 손을 잡아주십시오."

이런 지적에 야당 의원들은 곳곳에서 소리를 지르며 반발했다. 정 대표가 "좀 조용히 들어주십시오", "국민의힘 의원 여러분 경청해주십시오"라고 할 정도였다. 12.3 비상계엄 위법성을 지적하자 민주당 측에선 박수가 흘러나왔지만, 야당 측 의석에선 "그런 식으로 얘기 하지 마세요!", "거짓말"라는 등 고성과 항의, 반발이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연설 내내 '국민주권시대'를 비꼬아 "(지금은) 범죄자주권시대"라고 반박하거나 한미정상회담 성공을 언급한 부분을 듣다가 "(연설이) 아무 말 대잔치다"라는 등 항의를 이어갔다. 일부 의원들은 연설 중 자리에서 일어나 본회의장을 나가버리기도 했다.

고성과 반박 주고받은 여야... '개헌' 뒷받침 메시지도

▲ 정청래 "국힘, 내란 단절 못하면 정당해산 심판 대상"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 국민의힘을 향해 "이번에 내란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 심판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 명심하라"고 말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내란과 절연하라. 내란의 늪에서 빠져나오라"며 "국민들에게 '우리가 잘못했다'고 진정어린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다.
ⓒ 남소연

한편 이날 정 대표 연설에서는 '개헌' 막바지 작업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우리 헌법은 국민들과 함께 언 땅을 뚫고 올라왔다. 아홉 차례의 개정을 거치며 국민들이 민주주의로 성장해 가듯, 헌법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만큼 성숙해졌다"라는 발언이 그것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앞서 "저도, 이재명 대통령께서도 개헌하겠다는 의지가 아주 강하다"(8월 14일 유튜브 채널 '매불쇼')라며 개헌특위 출범을 '9월 말-10월 초'로 명시한 가운데, 여당 대표의 이런 발언은 헌법 개정이 곧 구체적으로 가시화될 것임을 보여준다.

정 대표는 또 '민생 경제 회복'도 잊지 않았다. 그는 연설에서 "윤석열 정부는 외교실패와 '경제폭망'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보수가 경제를 잘한다는 얘기는 흘러간 유행가"라며 임대료 편법 인상을 막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 은행의 과도한 가산금리 산정을 방지하는 '은행법' 개정 등과 더불어 전세사기 피해자 보호법 강화를 약속했다.

이어 A(인공지능 중심 첨단산업 육성), B(바이오산업 육성), C(문화콘텐츠 산업 지원), D(국방력 강화와 방위산업 확대), E(친환경 에너지 산업 발전), F(Factory 제조업의 첨단화와 부활) 등 'ABCDEF로 대표되는 이재명 정부 성장정책'에 여당이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약 1시간 진행된 연설 말미에서도 "내란의 확실한 청산만이 진심으로 화해할 수 있는 근거"라며 "누가 더 국민을 위한 개혁을 하는지, 누가 더 민생을 보살피는지, 여야가 '잘하기 경쟁'을 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야당 좌석에선 "(그건) 국민의힘이지!"란 반박이 나왔으나, 민주당에선 "(국민의힘 아니고) 국민의짐!"이라고 맞받아쳤다.

▲ 정청래 "국힘, 내란 단절 못하면 정당해산 심판 대상"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 국민의힘을 향해 "이번에 내란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 심판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 명심하라"고 말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내란과 절연하라. 내란의 늪에서 빠져나오라"며 "국민들에게 '우리가 잘못했다'고 진정어린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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