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힘 신임 대표, 황교안 전 대표 길 갈 것 같다"

이영광 기자 TALK
입력
수정 2025.08.27. 오전 7:49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시사평론가 김준일 씨
 국민의힘 6차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장동혁 신임 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당 대표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장동혁 의원이 결선투표까지 간 끝에, 김문수 후보를 누르고 국민의힘 새 당 대표로 선출됐다. 26일 오전 결과 발표 전까지 적지 않은 시사 평론가들은 대부분 김 후보의 당선을 우세하게 점쳤다. 그가 대선 후보 출신인 데다, 친한계 쪽에도 손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예측은 빗나갔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평가하고 앞으로 여야 관계 등을 예측해 보기 위해 결선 투표 결과 발표 직후 시사평론가 김준일씨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김 씨와 나눈 일문일답.

- 장동혁 후보가 국민의힘 새 당대표가 됐어요. 어떻게 보셨어요?

"일단 선명성 내세운 장동혁 후보가 가까스로 당선 됐습니다. 그래서 장동혁 후보의 전략의 승리였다고 평가할 수가 있을 것 같고요. 김문수 후보는 오락가락한 측면이 결과적으로 패인이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김문수 후보가 친한계에 손 내밀었잖아요. 그게 잘못된 걸까요?

"아니요. 그때는 친한계의 도움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하지만 선명성 경쟁에서 졌죠. 윤 어게인에 좀 더 공감하는 당원들이 더 많이 투표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 대선 후 치러진 야당 전당대회에선 대부분 직전 대선 후보가 당대표로 선출됐어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나 이재명 대통령이 그 사례인데 그게 깨진 걸까요?

"홍준표 후보나 이재명 후보는 당을 장악한 상황이었어요. 이재명 후보는 대선 후보로서 졌더라도 당내에서 대적할 사람이 없었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당시 후보도 대안 부재론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김문수 후보는 사실상 정계를 오랫동안 떠났다가 복귀한 상황이었고 전략적으로 대선 당시 한덕수 후보 옹립하는 과정에서 친윤들하고 사이가 벌어졌어요. 이번에 친윤 조직표의 도움 얻지 못하고 개인 인지도로만 했어야 해서 한계가 있었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전한길, 중도 지지 얻기 힘든 캐릭터... 험난한 길 갈 듯"

- 친윤들의 영향력이 있었다고 보세요?

"분석하기로는 구주류들이 김문수 후보보다 장동혁 후보을 좀 더 선호했다는 얘기들이 나와요. 내년 지방선거에 김문수 후보 측의 사람들이 대거 공천 받을 경우 본인들의 영향력이나 공천에 대한 지분이 많이 희석될 거라는 우려들이 있었거든요. 예를 들면 경북지사라든지 대구시장 등 국민의힘 당선이 유력한 지역에서 결국 장동혁 쪽을 좀 더 선호하게 만들었고요. 그리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보인 강고한 김문수 후보의 태도라든지 아니면 말 바꾸기가 김 후보를 비토하게 만드는 상황에 이른 것 같습니다."

- 전한길씨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시각이 있어요.

"전한길씨의 영향력은 더 세질 수밖에 없죠. 국민의힘이 이제는 과거와 다른 상황이 된 것 같아요.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영향력으로 따지면 민주당 쪽에서 김어준씨의 영향력이 막강했잖아요. 근데 보수 쪽에서는 그럴 정도의 유튜버 아니면 스피커가 그동안 없었어요. 유튜버들의 영향력이 양당 모두 강고해졌다는 거고요. 다만 차이가 있다면 김어준씨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리지만 전한길씨는 중도층의 지지를 얻기가 굉장히 힘든 캐릭터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험난한 길로 가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은 아예 어렵다고 봐야겠죠?

"물론이죠. '윤 어게인'을 간판으로 내년 지방선거 치러야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과거 문재인 정부 때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대표 체제와 비슷한 느낌이에요. 당시 황 대표 체제는 굉장히 강경한 아스팔트 보수의 목소리를 반영했고 전광훈씨와 손 잡고 총선 치렀는데 결과적으로 패배하면서 당이 급속도로 조금 위축되는 상황이었어요. 그 이후에 아스팔트 보수로는 이길 수 없다는 반성들이 나오면서 새롭게 바뀌었거든요. 굉장히 유사한 흐름으로 가고 있어요. 그래서 내년 지방선거의 성적표가 이 당의 방향을 결정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
ⓒ 이영광

- 분당 가능성 있다고 보세요?

"장동혁 대표가 어느 정도로 세게 소위 '내부 총질'하는 사람들을 징계하고 출당 조치할지에 달렸다는 생각이 들어요. 친한계를 만약에 징계하고 내보낸다고 하면, 자발적 분당이 아니라 그런 내부 징계로 인한 분당도 배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고요. 선거 캠페인에서는 굉장히 강하게 얘기 했지만 바로 징계하거나 출당 조치 안 할 가능성도 있거든요. 그리고 친한계든 개혁 보수가 당장 당 뛰쳐나가기에는 동력이 크지 않아요. 왜냐하면 친한계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게 전당대회에서 확인 됐잖아요. 독자적으로 당을 꾸려서 내년 지방선거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인 상황이 됐거든요."

- 최고위원에 신동욱, 김민수, 양향자, 김재원 후보 그리고 정년 최고위원으로 우재준 의원이 됐어요. 어떻게 평가하세요?

"실제 소위 말하는 탄핵 반대 세력이 좀 더 많이 들어갔잖아요. 이렇게 되면서 당의 색깔이 명확해진 거죠. 만약에 김문수 후보가 됐으면 친한계와 손 잡은 상황일 거잖아요. 그러면 친한계를 당 운영하는데 어느 정도 의식할 수밖에 없었을 텐데, 장동혁 후보는 선명성 강조했기 때문에 최고위원회가 윤 어게인 쪽으로 굉장히 치중해서 갈 수밖에 없을 것 같고요. 결과적으로 양향자 전 의원이 최고위원이 됐지만 개혁 보수의 목소리를 선명하게 낼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에요."

- 김민수 대변인이 최고위원 뽑힌 게 의외란 목소리도 있어요.

"장동혁 후보가 당선된 거하고 같은 맥락입니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는 1등까지 했어요. 지금 상황 보면 가장 선명한 목소리를 낸 사람들이 선전 했거든요. 신동욱 의원 같은 경우에는 워낙 인지도가 높고 인기가 많으니까 예외로 치고 김민수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으로 한 건 했다'란 표현을 해서 대변인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죠. 그런 선명성 경쟁에서 승리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한동훈 대표의 입지가 거의 없어진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어요.

"지금 한동훈 대표는 보수 진영에서 유력한 미래 권력 중의 한 명이에요. 한 대표를 중심으로 계엄엔 반대하고 탄핵은 찬성한 사람들이 결집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의 영향력이 끝났다거나 정치생명 끝났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르죠. 하지만 지금 당 상황이 어떻고 당원들의 민심이 어떤지 확인했기 때문에 한동훈 대표의 영향력이 당분간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죠."

- 이렇게 되면 여야 관계는 더 악화하는 거 아닐까요?

"지금도 좋지 않기 때문에 더 악화될지는 모르겠으나 민주당 입장에서는 사실 고맙죠. 민주당 입장에선 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사람이 당 대표가 됐죠, 때문에 '사람이 아니면' 악수하지 않는다는 정청래 대표의 메시지가 당원들을 넘어 중도층에서도 어느 정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어요. 그래서 여야 관계는 지금도 안 좋지만 더 안 좋아질 거고 장동혁 신임 당 대표는 이재명 정권 끌어내리겠다는 게 취임 일성이거든요. 그런데 원내에서는 소수당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그러면 과거에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했듯이 장외 투쟁으로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죠. 황교안 대표의 길을 갈 것 같아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시기에 윤석열 대통령 만날 거라고 봐"

- 이재명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 만나겠다고 했는데 장동혁 대표 만날 수 있을까요?

"만나야죠. 대통령이 기자간담회에서 얘기했듯이 진영의 대통령이 아니라 모두의 대통령이잖아요. 그러면 만나서 손해 볼 건 없죠. 일종의 역할 분담론이 당정 간에 돼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당에서 정청래 대표는 좀 더 세게 선명성을 강조하고 대통령은 여야를 아우르는 대통령이 되고요."

- 이재명 대통령이 만남 제안하면 장동혁 대표는 거기 응할까요?

"당연히 만나겠죠. 대통령이 보자고 하는데 굳이 안 만날 이유도 없고 오히려 보수 진영의 요구 사항을 전달하기 위해서 대통령에게 먼저 보자고 할 수도 있죠. 그리고 대통령과 만남으로 인해 본인의 존재감을 더 확인받는 거예요. 오히려 장동혁 신임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길 고대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 장동혁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 갈지도 관전 포인트 갈거든요.

"면회 가겠다고 했으니까 가겠죠. 보통 대표의 첫 행보가 현충원 가고 전직 대통령 만나죠. 윤석열 대통령부터 만날 것이냐에 대해서는그렇게 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그건 본인이 판단하기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시기에 윤석열 대통령 만날 거라고 보죠, 어쨌든 올해 안에 윤 대통령 면회 갈 거라고 봅니다."

- 정청래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의힘 위헌 정당 해산 심판 해야한다고 하잖아요, 그것까지 갈 수 있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건 수사 상황을 봐야 될 것 같아요. 정당 차원에서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조직적으로 방해한 게 확인이 되면 가능성 배제할 수 없죠. 하지만 현재 단계로는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 세 특검이 가동 중이고 최근엔 김건희 특검이 이슈인 것 같은데 수사 상황은 어떻게 보세요?

"김건희 특검이 워낙 많은 수사를 하고 있고 게다가 새로 인지된 사건도 굉장히 많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주목받을 거라고 봅니다. 민주당에서는 특검 연장 법안까지 나오죠. 실제로 새로운 수사 하기 위해서 특검 연장해야 된다는 목소리도 있죠. 다만 계속 특검을 하는 게 맞는지 아니면 특검은 원래 정해진 시기대로 하고 검찰 개혁이 정리 되면 새로운 수사기관으로 넘겨서 하는 게 맞는지 판단들이 민주당 내부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건희씨와 윤석열씨의 특검 대처가 다르잖아요. 왜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은 아예 수사와 조사 안 받겠다는 거고 김건희씨는 수사 받기는 하지만 진술 거부권 행사하겠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큰 틀에서는 저는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김건희씨 쪽은 어쨌든 최소한 수사 거부하지는 않는 모습 보이면서 진술 거부권이라는 권한을 행사하는 쪽으로 하죠. 그래서 지금 김건희씨 측의 생각은 아직 특검이 어느 정도까지 파악하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특검에서 진술하기보다 법정에서 이걸 다퉈보겠다는 전략인 것 같고 윤석열 대통령은 아예 정치 투쟁에 가깝죠."

- 최근 김건희씨 메시지가 신평 변호사 통해 나왔잖아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언론 플레이죠. 그러니까 '내가 죽어야지만 남편이 살 수 있을까'란 얘기들은 전형적으로 지지자들에게 본인에 대한 연민의 감정 느끼게 하는 건데요. 이미 국민들이 김건희씨의 실체를 너무 많이 봐왔습니다. 이게 김건희라는 사람을 잘 모를 때였으면 어느 정도 먹힐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김건희씨가 윤석열 정권하에서 V0라고 불리면서 권력을 무한하게 휘둘렀다는 걸 다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전략이 통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