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기 흔드는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결선에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
ⓒ 남소연 |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만든 승리."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가 수락 연설에서 자신의 당선 이유로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꼽았다.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씨 등이 그들의 유튜브 채널에 자신을 출연케 하고, 또 공개 지지 선언한 일 등을 언급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장 신임 대표는 또 "모든 우파 시민과 연대해서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는 데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 "국민의힘을 혁신하고 미래로 나아가겠다"라는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날 당 대표 선출을 앞두고는 그의 지지자들과 상대 후보인 김문수 후보 지지자들이 잠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장동혁 "이재명 정권 끌어내리는 데 모든 걸 바치겠다"
▲ 국힘 당 대표 결선에 오른 장동혁·김문수 후보 국민의힘 당 대표 결선에 오른 장동혁·김문수 후보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결선에서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함께 파이팅 구호를 외치고 있다. |
ⓒ 남소연 |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 결선투표 결과 발표 현장에서 장동혁 당 대표 후보자는 신임 당 대표 자리에 올랐다. 그는 앞서 지난 22일 진행된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에서 과반 득표에 실패하며 김문수 후보와 결선 투표에 올랐다.
이번 결선 투표 결과는 당원 투표(8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20%)를 반영한 모바일 투표와 ARS 투표를 합산해 집계됐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황우여)에 따르면, 장 신임 대표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18만 5401표, 여론조사에서 3만 4901표를 모아 종합 환산 22만 301표를 얻었다. 상대 후보였던 김 후보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16만 5189표, 여론조사에서 5만 2746표를 모아 종합 환산 21만 7935표를 얻었다. 장 후보가 김 후보보다 2366표 많이 득표한 것이다.
함께 무대에 올라 결과 발표를 들은 장 신임 대표와 김 후보는 담담한 표정이었다. 김 후보는 장 신임 대표에게 먼저 축하의 뜻을 표했고, 장 신임 대표도 그제야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장 신임 대표가 수락 연설을 위해 무대에 오르자 현장에 있던 이들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마이크를 잡은 장 신임 대표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끝까지 함께해 주신 김 후보께도 감사 인사를 드린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오늘의 승리는 당원 여러분들께서 만들어 주신 승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만들어낸 승리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당대회에서 그랬듯이 앞으로도 바른길이라면 굽히지 않고 전진하겠다. 모든 우파 시민과 연대해서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는 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라며 "국민의힘을 혁신하고, 미래로 나아가겠다. 또 국민의힘이 이기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강조했다.
그와 함께 경쟁한 김 후보는 낙선 소감에서 "당선된 장 후보께 진심으로 축하 말씀을 드린다"면서 "장 대표님과 최고위원분들께서 단결해 이재명 독재정권과 힘차게 싸우고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또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여러 가지로 무거운 짐을 벗게 해주신 당원 동지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큰 짐을 대신 짊어지시는 장 대표가 훌륭한 리더십을 보여주실 것으로 믿는다. 저도 뒤에서 묵묵하게 돕겠다"고 말했다.
행사 시작 전까지 지지자들 신경전... 두 후보 사이에도 긴장감
▲ 국힘 당 대표 결선에 오른 장동혁·김문수 후보 국민의힘 당 대표 결선에 오른 장동혁(왼쪽)·김문수 후보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결선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
ⓒ 남소연 |
이날 결과 발표를 앞두고는 두 후보 지지자 간 신경전이 있기도 했다. 행사 시작 7분 전 현장에 도착한 김 후보는 입구 주변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지지자들에게 다가가 악수했다. 지지자들은 손에 '김문수만이 살길이다' 등의 팻말을 들고 있었고, 일부는 아예 직접 만든 '김문수 대통령님'이라는 문구의 팻말과 태극기, 성조기를 준비해 오기도 했다.
이어 장 후보가 도착하자 그의 지지자들 역시 '보수혁신미래 장동혁'이라는 문구의 팻말을 들고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김 후보를 연호하던 이들과 목소리가 겹쳐 신경전이 벌어졌다. 호랑이 복장을 한 장년 남성은 유튜브 생중계를 하고 있던 김 후보 지지자에게 "개XX야. 유튜브 찍지 마. 왜 찍어. 찍지 마"라고 소리쳤다. 결국 현장 관계자가 "여기는 국회 도서관이다. 조금만 조용히 해달라. 질서 유지를 위해서 (계단) 밑으로 내려가달라"고 한 뒤에야 상황이 일단락됐다.
결과 발표 직전까지 두 후보 사이에도 계속 긴장감이 흘렀다. 두 후보는 발표를 앞두고 사회자의 요청에 따라 무대 위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즉석 질의응답을 진행했는데, 이때 사회자가 '상대 후보의 장점'을 물었다.
장 후보는 "쉬운 걸 물어보라"면서 즉답을 피했고, 김 후보는 "장 후보가 이번에 (전당대회에서) 훌륭하게 잘 한 점은 개인의 능력뿐 아니라 당원 동지들의 역량, 국민의 기대와 관심, 민주주의라는 제도의 우월성 등이 드러난 것"이라며 포괄적인 답을 내놨다. 그제야 장 후보도 "김 후보는 세 번 국회의원을 했고 경기도지사로서도 많은 업적을 남겼다"는 등의 말로 답했다.
사회자가 '인생의 멘토'를 묻자 장 후보는 "어려운 순간, 선택의 순간마다 방향이 되어준 것은 사람이 아니라 신앙이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예상치 못했던 답변에 장내엔 일순간 침묵이 흘렀고 사회자가 '분위기가 좀 숙연해졌다. 기독교 신자이시냐'라고 되묻자 그는 짧게 "예"라고 답했다. 김 후보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 "산업혁명가 박정희 대통령"이라고 말했고, 이후 참석자들의 박수가 길게 이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