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구속에 '사분오열' 국힘...분노한 김문수·지도부 "드릴 말씀 없다"

박수림 기자
입력
수정 2025.08.13. 오전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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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탄파와 찬탄파 입장 제각각..."유례없는 폭거" vs. "사필귀정"...유상범 "영장심사 코미디 같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태균 공천개입·건진법사 부정청탁·나토 순방 장신구·대선 경선 허위사실공표 의혹 등 혐의를 받고 있는 김건희(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씨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WEST(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 유성호

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의 배우자 김건희씨 구속을 두고 국민의힘 인사들이 각기 다른 의견을 내며 사분오열하고 있다.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나뉜 당권 주자들은 김씨의 구속을 두고 "헌정사 유례없는 폭거"라고 평가하거나 "사필귀정"이라는 입장을 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드릴 말씀은 없다. 특검의 수사가 법과 규정 따라 공정하게 진행되기를 바란다"는 원론적인 말로 입장을 갈음했으나, 일부는 "이번 영장 심사는 코미디 같았다"면서 구속영장 발부가 적절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가장 먼저 입장 발표 김문수 "부부 동시구속 만행"... 송언석 "드릴 말씀 없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문수 후보가 지난 7월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 혁신을 위한 비전과 공약을 발표했다. 김 후보는 "비열한 야당 말살 탄압과 분열의 위기에 처한 당을 다시 바로 세우는 당대표가 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 유성호

가장 먼저 입장을 밝힌 건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도전하는 김문수 후보였다. 반탄파인 그는 김씨의 구속영장 발부 직후인 13일 오전 0시 36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헌정사에 유례없는 폭거가 벌어졌다. 이재명의 3대 특검이 전직 대통령 부부를 동시에 구속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썼다.

이어 "조국·정경심 부부를 풀어주자마자, 곧바로 전직 대통령 부부를 구속했다"며 "정치적 복수에 눈이 멀어 국격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고 연신 날을 세웠다. 김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 본인의 5개 재판은 모두 멈춰 세우며 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면서 "권력의 칼춤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겠는가? 머지않아 국민의 분노가 들불처럼 타올라 이 폭정을 삼켜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찬가지로 반탄파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한민국 정치사에 전례 없는 비극을 마주했다"고 썼다. 다만 윤 의원은 "오늘의 비극을 막지 못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죄드린다"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각자가 고해성사하며 서로 또 용서하고 국민으로부터 대 용서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12.3 윤석열 내란 사태 당시 국회 계엄해제 표결에 참석했던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내 내란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반면 찬탄파인 조경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는 이날 오전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한다"며 "사필귀정이라는 말도 있다. 결국은 (김씨의 구속으로) 정의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누구든 죄를 지으면 죗값을 치르는 게 맞다"며 "전직 대통령의 부인이라고 해서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검이 철저한 수사를 통해서 빨리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우리 사회가 안정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왼쪽)가 지난 7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와 귓속말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지도부는 당 차원의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진행자가 관련 입장을 묻자 "제가 별도로 드릴 말씀은 없는 것 같다"며 "특검의 수사가 법과 규정에 따라 정당하게, 정상적으로, 공정하게 진행되기를 바란다는 말로 대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구속영장 발부의 적절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주요 범죄 사실과는 관계없는 내용을 가지고 증거인멸(우려)을 주장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드론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나서 정청래 당시 (당 대표) 후보가 '내란 공조'라고 판사를 비난하고 법원을 압박했는데, 사법부가 이런 압박에 굴복한 것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영장 심사는 코미디 같았다"고도 했다. 그는 "주요 혐의 범죄 사실에 대한 증거인멸이 아닌 별건을 가지고서 증거인멸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법치가 얼마나 후퇴하는가 보여준다"며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 건진법사 (청탁 의혹)를 압수수색 했는데 느닷없이 엉뚱한 목걸이를 가지고 증거인멸 유무를 논하는 것이 납득이 가는가?"라고 반문했다.

▲ 윤상현 의원 발언 듣는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7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에서 열린 긴급토론회 '무엇을 할 것인가?, 자유공화 리셋코리아를 위하여'에서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윤상현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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