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법 국회 본회의 통과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5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있다. |
ⓒ 남소연 |
KBS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도록 하는 방송법 개정안이 5일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른바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가운데 첫 번째다. 해당 법안에 반대하는 국민의힘은 표결에 전원 불참했으나, 국회 과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의 법안 처리를 막을 수 없었다.
한편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민주당 주도로 종료되자 국민의힘은 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필리버스터 발언에 나서며 차명주식 거래 의혹이 불거진 이춘석 민주당 의원을 비판하다 국회의장으로부터 "(안건과) 관련 없는 사안"이라며 주의를 받았다.
방송 3법은 현행 11명인 KBS 이사 수를 15명으로, 9명인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와 EBS 이사 수를 13명으로 늘리고 이사 추천 주체를 다양하게 하는 게 핵심이다. 또 사장추천위원회를 두고 보도 책임자를 임명할 때 구성원 동의제를 도입하는 내용도 담겼다.
방송문화진흥회법 토론인데... 이춘석 차명주식 거래 의혹 때린 김장겸
▲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5일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문화진흥회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반대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서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
ⓒ 남소연 |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필리버스터를 시작한 지 24시간이 지나자 재석 의원 188명 중 찬성 187표, 반대 1표의 무기명 투표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종료시켰다. 이어 방송법 개정안을 재석 의원 180명 중 찬성 178표, 반대 2표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항의를 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앞서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소속 의원들에게 "우리 당은 민주당이 강행하는 '토론 종결 동의의 건' 및 '방송법 개정안' 처리 모두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본회의장 (지킴이) 재석조 의원들은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본회의장 휴게실에 대기하라"고 공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직후 방송 3법 중 두 번째 법안인 방송문화진흥회법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그제야 본회의장에 입장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두 번째 필리버스터에 나섰다.
토론 첫 주자로 나선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저희 당 의원들에게 토론 기회도 제대로 주지 않았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오늘 아침에 사고를 쳤다"라면서 이 의원의 주식 차명 거래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 주식 차명거래 의혹 받는 이춘석 의원 주식 차명거래 의혹을 받는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 무제한토론 종결동의의 건 표결에 참여하고 있다. |
ⓒ 남소연 |
본회의장에 있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방송문화진흥회법과) 관련 있는 내용에 대해서만 말하라"며 소리쳤고, 김 의원은 "관련이 있는 내용이니 들으라"면서 맞섰다. 결국 우원식 국회의장이 "관련 없는 사안을 길게 얘기해 본회의장을 소란스럽게 만드는 건 적절치 않다"라며 주의를 줬다.
김 의원은 "언론의 자유와 방송 독립을 지켜내기 위한 최후의 보루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라며 "거대 집권 여당 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전달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이 재개한 필리버스터는 이날 자정이 되면 7월 임시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 종결된다. 민주당은 8월 임시국회에서 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등을 처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