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음식 맛 살리는 우리 전통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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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욱의 술기로운 한가위] 송편에는 산뜻한 ‘설화백’, 갈비찜에는 드라이한 ‘복단지’

‘추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풍성한 음식이다. 추석 음식의 기원은 농경사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을 추수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그 풍요를 가능케 해준 조상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떡국 등 설 음식이 겨울철 보존 음식 중심이라면 송편, 나물, 햇과일 같은 추석 음식은 가을 수확의 신선함을 반영한다. 송편에 들어가는 정성, 나물이 갖는 상징성 등은 풍요와 화합은 물론, 조상과 가족의 안녕을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 같은 한가위 음식 맛을 한층 더 살리는 우리 술을 소개한다.

삼색나물과 참깨 소주의 절묘한 궁합
서울양조장 제공 
송편×설화백

송편은 달이 초승달에서 보름달로 차오르는 변화를 형상화했다. 소를 넣기 전에는 보름달, 접으면 반달이 되는데 이는 달의 성장, 즉 풍요를 상징한다. 디저트인 송편에는 산뜻한 술이 어울린다. 서울양조장의 화이트와인 스타일 약주 ‘설화백(화이트)’이 그중 하나다. 전통 기법인 오양주 방식(5차례 술을 빚는 방식)으로 120일간 발효·숙성시켜 만드는 술로, 풍부한 과실향이 특징이다. 인공감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맛도 담백하다.

경기 광주 온증류소의 ‘연연25’. 온증류소 제공 
삼색나물×연연25

나물은 송편보다 오래된 추석 음식이다. 삼국시대부터 수확철에 산나물을 모아 조상에게 바쳤다는 기록이 있다. 삼색나물은 각각 뿌리채소(도라지 등), 줄기채소(고사리 등), 잎채소(시금치 등)를 사용하며 건강과 장수를 상징한다. 나물과 함께 마시기 좋은 술로는 경기 광주 온증류소의 참깨 소주 ‘연연25’가 있다. 증류 마지막 과정에 참깨를 넣어 고소한 맛과 향을 입힌 술이다. 나물에 참기름을 넣는 풍습과도 궁합이 절묘하다.

충북 영동군 갈기산포도농원의 ‘갈기산 포엠 로제’. 갈기산포도농원 제공 
전×갈기산 포엠 로제

전은 예부터 귀하게 여겨져 잔치와 제례에 빠지지 않았다. 특히 명절에는 다양한 재료가 사용돼 명절 음식의 중심이 되곤 한다. 전 재료로 육류와 해산물, 채소가 다 사용되는 만큼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 맛이 모두 살아 있는 로제와인을 곁들이면 좋다. 충북 영동군 갈기산포도농원에서 유기농 킹델라웨어 품종 포도로 만든 ‘갈기산 포엠 로제’는 2년간 숙성을 거쳐 완성되는 국내산 로제와인이다. 2024년 우리술 품평회 대상작이다.

곶감과 안동소주가 만들어내는 위스키 풍미
경기 여주 술아원의 ‘복단지’. 술아원 제공
갈비찜×복단지

갈비찜은 원래 궁중과 양반가의 고급 요리였으나 20세기 중후반부터 명절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달콤하고 진한 맛의 갈비찜에는 드라이한 질감을 가진 술이 어울린다. 경기 여주 술아원의 ‘복단지’는 일반 복분자주와 다르게 쌀과 복분자를 함께 넣어 만드는 정통 복분자주다. 색소나 인공감미료 없이 전통 방식으로 빚어 단맛이 과하지 않고 깔끔하다. 일부 애호가는 부르고뉴 레드와인과 유사한 매끄러움이 느껴진다고도 한다.

 ‘민속주 안동소주’. 민속주 안동소주 제공
곶감×민속주 안동소주

곶감은 그 붉은색이 복(福)을 상징하다 보니 차례상과 제사상에 자주 오른다. 곶감은 저장성이 뛰어나 추석부터 겨울까지 먹을 수 있으며, 오래 저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장수를 의미하기도 한다. 곶감의 달콤함을 받쳐줄 술로는 국가무형문화재로도 지정된 ‘민속주 안동소주’가 있다. 다른 안동소주는 현대화된 증류 방식을 쓰기도 하지만, 민속주 안동소주는 여전히 전통적인 상압 증류 방식을 고수한다. 누룽지 같은 구수한 곡물향이 특징이며, 곶감의 단맛과 만났을 때 위스키의 ‘프루티 앤드 너티(fruity & nutty)’ 풍미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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