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는 검색도, 결혼식도 다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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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하의 이게 뭐Z?] 포털 대신 타래, 청첩장 대신 티케팅

Z세대는 다르다. 검색 하나도 예외가 없다. 네이버, 다음, 구글은 이제 기성세대 도구에 가깝다. Z세대는 한동안 유튜브에 검색어를 입력하더니, 요즘은 챗GPT에 바로 묻는다. 초록창에 질문을 던지던 시대는 저물고 새로운 검색법이 부상했다. 이번 주는 검색창처럼 달라진 트렌드를 소개한다.

#여행 꿀팁은 ‘타래’로
Z세대가 활용하는 X(옛 트위터) 여행 타래. X(옛 트위터) 캡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맛집과 여행 정보를 찾을 때 광고인지 아닌지 헷갈릴 때가 많다. 고도의 광고인지 진솔한 후기인지 확인하기 어려울 땐 Z세대만의 검색 방식을 활용해보자. 바로 X(옛 트위터)에 ‘◯◯ 타래’라고 검색하는 것. ◯◯엔 가고 싶은 지역이나 키워드를 넣으면 된다. 타래는 특정 주제에 관해 트위트 여러 개를 연속으로 게시해 긴 이야기나 상세한 설명을 제공하는 방식을 뜻한다. 트위트는 글자 수 제한이 있어 블로그처럼 길게 쓰기 어렵다 보니 X 유저들이 만들어낸 문화다.

여행 타래에는 여행지에서 찍은 감성 사진과 맛집, 숙소, 관광지 등 Z세대가 직접 체험하고 엄선한 정보들이 담긴다. 좋았던 곳만 소개하는 경우가 많고, 아쉬운 점을 솔직하게 밝히기도 한다. 그만큼 신뢰도가 높다. 포털에선 찾기 힘든 감성 숙소나 숨겨진 가성비 게스트하우스도 이 타래 속엔 있다. 나들이 가기 좋은 선선한 날씨, X에서 타래를 검색해보자.

#티케팅하고 가는 남의 결혼식
모르는 사람도 티켓만 있으면 갈 수 있는 웨딩 파티. 놀 인터파크 홈페이지 캡처
최근 X에서 한 결혼식이 화제였다. 유명인도 아니고, 연예인도 아닌 일반인의 결혼식인데 인터파크 티케팅까지 해야 한다. 식 이름은 ‘Untitled: Wedding$’. 광고대행사에서 일하는 직장인 조모 씨와 박모 씨의 결혼식이다.

청첩장 대신 포스터, 축의금 대신 티켓, 그리고 주례도 축사도 없는 웨딩 파티. 이 결혼식은 9월 27일 밤 8시부터 자정까지 열린다. 옷을 갖춰 입고 올 필요도 없다. 안내문엔 비키니, 티라노사우루스 코스튬, 심지어 갑옷도 괜찮다고 나온다. 새로운 사랑을 찾고 싶은 솔로는 색깔 있는 옷, 그렇지 않은 사람은 흑백 톤의 옷을 입으면 된다. 축의금은 없다. 그 대신 5만~30만 원 티켓을 예매해 그날 현장에서 음식과 음료를 결제한다. 주류가 포함돼 있어 성인만 입장 가능하다.

스몰웨딩은 이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고, 결혼식을 아예 하지 않는 부부도 늘고 있다. 이들은 기존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를 버리고 ‘스테이지·드링크·메스(mess)’를 외친다. 이 유쾌한 결혼식은 결혼이라는 의례마저 Z세대식으로 해석하는 방식이다.

#‘구독 취소 유발’ 콘텐츠
한국인의 ‘혈압 상승 버튼’을 누르는 코미디언 김성원의 유튜브 채널 ‘케빈성원킴 보유국’. 유튜브 채널 ‘케빈성원킴 보유국’ 캡처
2년 전 코미디언 김경욱의 부캐 ‘다나카’가 선보인 ‘머끄방그(먹방)’ 시리즈를 기억하는가. 따뜻한 비빔면을 만들고, 짜장면에 탕수육 소스를 붓는 등 한국 문화를 잘 모르는 외국인 콘셉트로 한국인의 ‘분노 버튼’을 누른 콘텐츠였다.

최근에는 코미디언 김성원이 ‘케빈성원킴 보유국’이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컵라면에 물을 넘치게 붓거나, 김밥을 가위로 자르는 등 한국인의 식습관에 반기를 드는 레시피로 보는 이의 혈압을 상승시킨다. 이탈리아인들이 파스타와 아메리카노 조합을 싫어한다더니, 우리도 같은 마음을 느끼게 된다.

최근에는 ‘K-멕시칸 비빔밥’이라는 영상이 올라왔다. 샌드위치를 양푼에 넣고 가위로 잘라 비비는 콘셉트다. 샌드위치 브랜드 퀴즈노스의 광고 콘텐츠인데 설정 자체가 파격적이다. 비호감과 화제성의 경계에서 줄타기하는 이 채널, Z세대의 ‘킹받는 취향’을 제대로 저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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