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 유 원트’는 지저분하게 일그러지는 전기기타나 과장되게 두드러진 드럼이 거칠거칠한 질감을 내며 들락날락한다. 공간을 잡아먹을 만한 소리지만, 그래서 이들이 빠져나갈 때면 공간은 더 비워진다. 그곳에 심플한 멜로디와 랩, 곳곳에서 치고 들어오는 여러 명의 외침 같은 것이 생생하게 자리 잡는다. 사이키델릭의 영향을 받은 1990년대 그런지 록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데, 다만 힙합을 경유하며 K팝다운 외형을 갖는다. 목소리에 집중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며 건전하다. 신인의 낙천적인 패기가 기분 좋게 넘실댄다. 지저분하고 러프한 매력을 말끔하고 신선한 맥락 속에 근사하게 접목한 곡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건 코르티스 멤버들이 작사, 작곡, 안무와 더불어 영상 연출에도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는 연습생 시절 멤버들이 직접 기획, 촬영, 편집까지 했다고 하며 ‘왓 유 원트’는 영상 프로덕션 이디어츠(IDIOTS)와 코르티스의 협업으로 만들어졌다.
사실 ‘고!’는 다양한 효과와 인상적인 컷들 속에서 분방함과 어수선함 사이에 걸쳐 있는 감이 없지 않다. 또 공동 창작 형태의 참여가 연차 높고 발언력 있는 아이돌이 프로덕션 방향성을 직접 결정하고 지휘하는 것과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를 묻는다면 조금 애매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작곡돌’들을 보면서 우리가 깨달은 것이 있다. 전문 인력과의 공동 작업을 “남이 다 해줬다”와 동의어로 볼 필요가 없고, 자기 명의를 건 작업을 통해 아티스트는 성장한다는 점이다. 즉 코르티스가 크리에이터로서 다방면의 크레디트를 선언한다면 그 부분을 통해 이들의 성장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두 곡이 들려주고 보여주는 러프한 매력은 앞으로를 기대하기에 꽤 좋은 출발점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