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저명 유대인 인사들이 유엔과 각국 지도자들에게 가자지구 등에서 자행된 집단학살(제노사이드)의 책임을 물어 이스라엘을 처벌해야 한다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22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전 이스라엘 당국자, 작가, 지식인, 배우 등 450여명은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 동예루살렘에서의 이스라엘 행위에 책임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했다.
서한은 2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동하는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이스라엘 제재안을 보류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공개됐다.
비영리단체 ‘유대인들은 행동을 요구한다’(Jews Demand Action)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각국 지도자를 수신인으로 한 서한을 공개했다.
이들은 “세계 지도자들에게 (가자) 휴전을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로 전환하고, 이스라엘의 점령과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적 분리정책)를 종식하며, 이를 통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국민 모두의 미래 복지를 보장할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필요한 압력을 가하고, 불처벌 관행을 끝내며, 국제법을 위반한 이스라엘 지도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우리는 보편적이며, 우리의 역사로부터 배우고 내일을 이끄는 유대인의 윤리를 되찾기 위해 모였다”고 설명했다.
서한은 “우리는 모든 인간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제정된 수많은 법률, 헌장, 협약이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대한 대응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며 “이스라엘은 이러한 안전장치를 끊임없이 위반해왔다”고 비판했다.
또 “이스라엘의 행동이 법적 정의에 따라 집단학살로 판단될 것이라는 증거가 쌓이면서 우리는 헤아릴 수 없는 슬픔에 잠겼다”고 말했다.
이 서한에는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 아브라함 버그 전 의장,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소재로 한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과 오스카상을 수상한 영화감독 조너선 글레이저, 영국 작가 마이클 로젠, 캐나다 작가 나오미 클라인, , 미국 배우 월리스 숀, 에미상 수상자인 일라나 글레이저와 해나 아인바인더, 퓰리처상 수상자인 벤저민 모저가 서명했다.
이스라엘 지휘자 일란 볼코프, 미국 코미디언 에릭 앙드레, 남아프리카 공화국 데이먼 갤것, 오스카상을 수상한 언론인이자 다큐멘터리 작가 유발 아브라함, 토니상 수상자 토비 말로, 이스라엘 철학자 옴리 뵘 등도 서명에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