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시장·주지사 “민간인 추방 협조 못해”
미국 연방 이민당국이 뉴욕 맨해튼 남부의 번화가에서 긴급 단속 작전을 벌여 아프리카 출신 불법 이민자 9명과 이에 반발하는 시위대 5명 등 총 14명을 체포했다.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일부는 단속 차량을 추격하는 등 항의가 잇따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 보도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전날 맨해튼 남부 차이나타운 인근의 커낼가 일대에서 불법 체류 중인 남성 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는 이들 대부분이 기니, 말리, 세네갈, 모리타니 등 서아프리카 출신이고 일부는 이전에 체포된 전력이 있으며 이번 작전이 “위조품 판매와 관련된 범죄 활동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들 중 5명은 위조, 마약 소지, 강도, 폭행, 가정폭력 등 전과 기록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작전이 이뤄진 커낼가는 위조 명품을 판매하는 노점이 늘어선 곳이다.
전날 현장에서 ICE 요원에게 붙잡혔던 모 은디아예는 “한 무리의 요원들이 나를 에워싸고 땅으로 밀쳐 무릎을 꿇린 후 수갑을 채웠다”며 “그들은 내가 합법 체류자인 것을 확인한 뒤 풀어줬다”고 말했다. 현장을 목격한 케이든 커밍스는 “그 사람들은 그냥 사람들을 붙잡아 수갑을 채웠다. 아무도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거나 체포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며 “적법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NYT에 말했다.
단속에 반발한 시민들이 현장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면서 이날 저녁까지 100여명이 시위를 이어갔다. 국토안보부는 법 집행관을 폭행한 혐의로 4명, 업무방해 혐의로 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ICE는 앞으로 뉴욕시 일대에서 불법 이민자 단속 활동을 확대할 예정임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소속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서류 미비 이민자들이 법 집행의 표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이날 열린 뉴욕시장 선거 후보 토론회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이민 정책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란 맘다니 민주당 후보는 자신이 당선되면 “뉴욕시와 연방정부 간의 협력 시대를 끝낼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에 “매 순간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무소속 앤드루 쿠오모 후보는 “대통령이 여러분 가슴에 손가락을 들이밀면 여러분도 똑같이 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격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