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23일 “MBC가 친국힘(친국민의힘) 극 편파 보도를 해도 비공개 국감에서 편파적이지 않냐고 묻지도 못할 정도인가”라고 밝혔다. MBC 보도본부장을 상대로 보도 공정성 문제를 지적하며 퇴장시킨 행위를 두고 언론계에서 “언론의 자유 침해”라는 비판과 함께 사과 요구가 나온 데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에서는 “과유불급”이라며 유감 표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논란이 된 지난 20일 과방위의 MBC 비공개 국감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일 비공개 국감에서 국힘 쪽은 MBC 개별보도 하나하나를 띄우고 친민주당이라 비난했다”며 “그런데 MBC 보도본부장은 제 질의에 대해서만 ‘개별보도에 대해 질의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그러면서 “저는 동의한다, 동의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질문을 평가하는 태도를 문제 삼았는데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온몸으로 화를 내며 앉아있기에 나가라고 한 것”이라며 “사전에 제 질문을 들고 가 MBC 보도본부장에게 게이트 키핑이라도 받으란 말인가”라고 했다. 그는 “MBC 보도본부장도 스스로의 특권 의식과 일거수일투족을 돌아보면서 다른 단위를 비판·비난해야 하지 않으실까”라고 했다.
최 위원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당시 문제 삼은 MBC 보도가 국민의힘에 편향적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보도에 언급된 지난 16일 과방위 국감에서의 여야 의원 간 욕설 공방 논란에 대해 “민주당 의원은 근거 자료를 갖고 주장했고 국힘 의원은 막무가내였으며 삿대질에 쌍욕을 퍼부었다. 당연히 근거 자료도 대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그러면서 “그 상황에서 MBC는 양비론을 가장해 그 국힘 의원 편을 드는 기사를 보도했고 비공개 국감에서 제가 ‘이거 편파적이지 않냐’는 취지로 물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공개적 상임위 현장에서 MBC에 대해 국힘 쪽이 노영이네 민영이네 민주노총 방송이네 해도 질문이 적절치 않다고 하는 (MBC 측) 답변을 들은 기억이 없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자신과 MBC의 갈등 상황을 다룬 여러 언론 보도에 대해 “소위 진보, 소위 극우 보수라는 언론들이 대동단결했다”며 “비공개 국감 상황이니까 MBC 보도본부장의 하소연을 주로 듣고 대동단결하기 전에 취재부터 좀 하라”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진보 언론이든 극우 보수 언론이든 평생을 언론의 허위·왜곡·편파 보도와 맞서 외롭게 싸워온 제가 싫겠고 국회 들어와서도 언론에 무릎 꿇지 않는 제가 눈에 가시겠죠”라고도 했다.
한국기자협회는 전날 성명에서 “최 위원장은 부당한 처사에 항의한 MBC 기자들의 정당한 문제 제기에 대해 되려 MBC를 친국힘 편파 보도로 낙인찍었다”며 “진영 논리로 자신의 부당한 행위를 덮으려는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MBC 기자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지난 21일 각각 발표한 성명에서 최 위원장의 언행이 “언론의 자유 위협” “권한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에서 최 위원장의 유감 표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건희에 대해 적나라하게 보도하는 MBC에 대해 (보도본부장을) 퇴장시킨 것은 과유불급”이라며 “오늘 아침에 진보·보수 신문들이 사설로 다 옳지 않다고 공격했더라. 최 위원장이 적절한 유감 표명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언론의 자유를 존중해야 할 과방위원장이 특히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쫓아낸 공로가 있는 최 위원장이 그렇게까지 말씀하신 것은 아무리 화가 났다고 하더라도 정치인은 참아야 한다”며 “옥에 티를 빨리 뽑아버리는 것이 최민희 정치에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