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10·15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여당 원내대표부터 국토부 차관까지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 매수)의 사다리를 밟아 주요 지역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며 “서민과 청년의 삶에 절망의 대못을 박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여론 휘발성이 강한 부동산 문제를 놓고 여권을 향한 내로남불 프레임을 강조해 지지층을 결집하는 행보로 분석된다.
당 부동산정책정상화 특별위원장을 맡은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특위 첫 회의에서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은 이미 실패로 판명된 문재인 정권의 잘못된 규제 만능정책을 그대로 복사해서 비극을 되풀이하려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대표는 “국민은 주거 불안정으로 고통받더라도 부동산에 대한 삐뚤어진 신념을 기어코 관철하려는 내로남불의 위선이자 오만일 뿐”이라며 “내 집 마련의 꿈을 죄악시하며 현금 부자의 부동산 천국을 위해 국민에게 주거 지옥을 강요하는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위험한 폭주를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회의장에는 더불어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 바탕에 ‘나는 되고, 너는 안 된다’ ‘아파트 대박 김병기, 주식 대박 민중기’라는 문구가 적힌 배경막이 걸렸다. 문재인 정부의 정권 재창출 실패 요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정책과 내로남불 논란을 상기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장 대표는 이날 ‘청년’을 네 차례, ‘신혼부부’를 한 차례 언급하며 청년층 민심을 집중적으로 겨냥했다. 장 대표는 “586 정권의 위선자들이 자행한 잘못된 사회주의 경제 실험이 성실하게 땀 흘려 일해 온 중산층과 서민, 희망을 안고 사회 첫발을 내디딘 청년들의 주거 사다리를 번번이 걷어찼다”며 “신혼부부와 청년들의 절망이 가득한 곳으로 직접 달려가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도읍 정책위의장도 “정부가 주택 공급은 막고 대출은 조였는데 청년, 신혼부부가 무슨 수로 내 집을 마련하나”며 “결국 이들은 그냥 임대주택이나 월세에 살라는 말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특위는 2030 청년 세대와의 간담회를 비롯한 현장 행보도 계획 중이다.
특위는 오는 24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부동산 현장 회의를 열고 서울 부동산 공급 관련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회의 장소는 강북 지역 재건축 현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이날 서울 지역 의원인 배현진, 김재섭 의원과 함께 소속 기초의원들을 중심으로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이재명 정부 10·15 주거 재앙 규탄대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