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에 고립된 70대 중국인을 구조하다 순직한 이재석 경사(34)와 관련해 해경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충북 증평)은 “이 경사 구조 사건을 보면 차라리 해경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 경사가 숨진 영흥파출소는 구조거점파출소로 이곳에는 24시간 잠수구조요원이 출동 대기해야 하지만, 출동하지 않았다”며 “특히 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발견하고, 신고한 것은 인천시가 1억2000만원을 주고 운영하는 민간 드론업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해경이 소지한 드론은 어디에 있었나”며 “해경이 민간업체에 의존해 구조 신고를 받고 출동한다면 해경이 있을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경북 영천)은 영흥파출소에는 모두 28명이 근무하는데, 이 경사가 순직한 날은 이 경사와 당직팀장 등 2명만 근무하는 등 해경의 근무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경사가 출동한 현장과는 전혀 상황 공유가 안 됐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은 해경은 구조현장에 출동할때 2인 1조가 원칙인데, 순직한 이 경사는 혼자 출동했다며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김용진 해양경찰청장은 “이 경사 순직 사건을 계기로, 해경의 근무체계 등 전반적인 문제를 파악해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경사는 지난달 11일 오전 2시 16분쯤 인천 옹진군 영흥면 꽃섬 갯벌에 고립된 70대 남성을 구조하기 위해 혼자 출동했다. 이 경사는 자신이 착용했던 부력조끼를 중국인 남성에게 벗어주고,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후 6시간 뒤인 오전 9시 41분쯤 꽃섬 인근 해상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이 경사가 실종될 당시 영흥파출소에는 모두 6명이 있었지만, 이 경사와 A씨를 제외한 4명은 휴게 시간이었다. A씨는 갯벌에 고립됐다는 신고를 받고 다른 동료들을 곧바로 깨우지 않았다. 또 상급 기관에도 늦게 보고하고 등 초동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