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명 감찰기구 국장 후보, 인종차별 발언 논란에 결국 자진 사퇴

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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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2. 오후 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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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특별조사국장 후보로 지명됐던 폴 잉그래시아가 21일(현지시간)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연방 공직자 감찰기구인 특별조사국 국장 후보로 지명된 인사가 과거 인종차별 발언과 관련해 논란이 일자 자진 사퇴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특별조사국장 후보로 지명됐던 폴 잉그래시아 국토안보부 백악관 연락담당관은 21일(현지시간) 엑스에 올린 글에서 “23일 예정된 상원 국토안보·정부사무위원회 청문회에서 물러나겠다”며 “불행히도 현재 공화당 표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과정에서 받은 압도적인 지지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를 위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일에 봉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이 나온 이후 백악관도 “그는 더 이상 지명자가 아니다”라며 사퇴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잉그래시아가 지난해 1월 공화당 관계자들과 나눈 단체 채팅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메시지에서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인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를 “1960년대의 조지 플로이드”라고 비하하며 “킹 목사 기념일은 폐지돼 7번째 지옥에 던져져야 한다”고 적었다. 또 이탈리아어의 흑인 비하 표현을 사용하며 “흑인을 위한 기념일은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메시지에서 “가끔 나에게 나치 성향이 드러나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고 지난해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비벡 라마스와미에 대해 “중국인이나 인도인은 절대 믿지 말라”고 했다.

폴리티코는 해당 채팅 참여자 2명을 인터뷰한 결과 그중 한 명이 전체 대화 기록을 보관하고 있었고 메시지를 보낸 이의 전화번호가 잉그래시아의 것과 일치한다고 보도했다. 잉그래시아의 변호인들은 폴리티코에 해당 메시지들이 조작됐거나 맥락이 생략돼 있을 수 있다면서 메시지의 진위는 확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보도 이후 공화당에서 잉그래시아 지명에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존 슌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백악관이 지명을 철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토안보·정부사무위 소속 론 존슨 상원의원(공화·위스콘신)도 “나는 반대”라며 “이 지경까지 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앞서 맷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자, 에드 마틴 주니어 워싱턴 연방검사장 지명자 등도 자질 논란 끝에 스스로 물러나거나 백악관이 지명을 철회한 바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잉그래시아에 대한 지명 철회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그를 연락담당관 직에서도 해고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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