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단거리탄도미사일 여러 발 발사···APEC 앞두고 몸값 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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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2. 오후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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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황북 중화 일대에서 동북 방향 발사”
미국 본토 사정권 ICBM 아닌 SRBM으로 수위 조절
여야 한목소리 “군사 도발 강력히 규탄”
2024년 3월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되는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북한이 22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여러 발을 발사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탄도미사일 발사다. 다음 주 경북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8시 10분쯤 북한 황해북도 중화군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 발이 350㎞를 날아갔다고 밝혔다. 발사된 미사일은 함경북도 산악지역에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은 이날 발사된 미사일이 ‘화성-11다-4.5’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불리는 KN-23에 4.5t 무게의 탄두를 장착한 개량형이다. 추정 사거리 300㎞·탄두 중량 4t~5t으로 벙커를 무력화하는 한국군의 ‘현무-4’와 비견된다. 앞서 북한은 ‘화성-11가’, ‘화성-11다’, ‘화성-11다-4.5’ 순으로 개량을 하면서 탄두 중량을 늘려온 바 있다.

북한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5월8일 이후 167일 만이며, 올해 5번째다.

이번 SRBM 발사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자신들의 핵보유를 정당화하려는 무력시위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APEC에서 북한이 어떻게 다뤄질지에 관심이 클 텐데, 개막을 앞두고 탄도미사일 발사로 존재감을 부각했다”며 “핵보유국 위상을 갖고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한·미 정상, 미·중 정상간 회담에서 북한에 불리한 합의가 나오지 않도록 북한의 비핵화 불가 입장을 재확인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은 도발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닌 SRBM을 택했고, 도발 시점 역시 APEC 정상회의 직전이 아닌 일주일 가량을 앞둔 시점이기 때문이다. 양 교수는 “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가하기 때문에 정상회의에 임박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지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발사가 APEC 정상회의 기간 북·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동 기대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의도였다면 좀 더 임박한 시기를 골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홍 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과 회동을 시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안보실은 이날 긴급안보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이번 미사일 발사가 한반도 안보 상황에 미칠 영향을 논의했다. 안보실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관련 내용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며 “정부는 북한의 추가적인 미사일 발사 가능성 등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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