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대대적 공습으로 휴전이 위태로워지면서 J 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이스라엘을 찾으며 가자지구 평화 협정 유지를 위한 외교적 총력전에 나섰다.
20일(현지시간) 위트코프 특사와 쿠슈너는 이스라엘을 방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미국을 출발, 21일 이스라엘에 도착해 네타냐후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 연설에서 “우리 앞에 놓인 안보 과제와 외교적 기회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밴스 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은 휴전 합의 유지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지난 19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수십차례 폭격을 가해 팔레스타인인 45명이 사망하면서 지난 10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합의 발표 이후 가자지구 전쟁 휴전은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 라파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이스라엘군 차량을 향해 대전차 미사일을 발사해 군인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친 데 대한 대응 조치라고 밝혔다. 하마스는 라파 공격과 자신들은 관계 없으며, 해당 지역 무장단체와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휴전 재개”를 선언하며 일단락됐지만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 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밴스 부통령과 위트코프 특사, 쿠슈너의 이스라엘 방문 목적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대한 전면 공격을 재개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스라엘 방문 기간 네타냐후 총리와 2단계 휴전에 대해 논의할 것이며, 가자지구에 배치될 국제안정화군(ISF) 구성과 하마스 무장해제 방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2단계 휴전의 핵심 내용 중 하나인 하마스의 무장해제에 하마스가 “확답할 수 없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실제 합의까지 가는 길은 험난해 보인다. 하마스는 최근 가자지구에서 전쟁 기간 이스라엘의 지원을 받았던 경쟁 무장세력 등을 숙청하며 가자지구 지배력 확보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주엔 하마스가 가자시티에서 8명을 공개 처형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텔아비브 국가안보연구소의 타미르 하이만 전 이스라엘 군사정보국장은 “하마스가 지배력을 회복하면 더 강해지고, 이들을 비무장화할 때 훨씬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라파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이스라엘군을 공격하고, 그 보복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역에 공습을 가한 사건은 휴전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낸 사례다.
NYT는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휴전 협정을 이행하기 어렵고,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 가능성도 낮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밴스 부통령은 지난 19일 하마스에 약 40개의 세포 조직이 있다고 말하며 “그 조직들 중 일부는 휴전을 지킬 것이지만 많은 조직들이 휴전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 하마스가 제대로 무장해제되기 위해서는 걸프 아랍 국가들 중 일부가 현지에 병력을 투입해 법·질서·치안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앞으로 이와 비슷한 폭력 사태가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P통신은 이스라엘이 지난 11일 레바논을 공습해 1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친 사건을 언급하며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휴전한 지 11개월이 되어가는 현재까지도 이스라엘의 레바논에 대한 소규모 공습이 계속되는 상황이 가자지구에서도 유사한 형태로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스라엘 가자지구에 대한 국지적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 가자지구 민방위대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동부에서 주민 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