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동산 대책 결정권 중앙정부에 있어”
유정복 “대선에 공무원 동원의혹, 수사 중”
수도권 지방자치단체 국정감사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둘러싼 ‘남 탓’ 공방전으로 번졌다.
여·야 의원들은 서울 집값 상승 원인을 놓고 서로 전임 시장·현 시장의 탓으로 돌리며 질타를 이어갔다. 경기도 역시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책임공방이 이어졌다.
2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야당의원들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서울시민의 주거 사다리를 끊어놓았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범여권 의원들은 오세훈 시장이 올해 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을 해제한 것이 서울집값 급등의 원인이라며 집중 공격했다.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동산 가격상승기에 무리하게 토허구역 해제를 추진해 투기 수요를 자극했고 시장 혼란을 가중했다”고 지적했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 역시 “충분한 검토 없이 섣부르게 강남 3구의 토허구역을 해제한 것이 현재 서울 집값 상승의 큰 요인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당시는 토허구역 해제 필요성이 있었다”면서 “지금 서울의 주택 가격이 많이 오르는 상황이 되니 당시 주택시장 상황은 생각하지 못하고 (여당 의원들이) 과거의 것을 끌어다 비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야당 의원들은 ‘10.15부동산대책’에 대해서도 맹비난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대책은 고도비만인 환자에게 ‘무조건 굶어라, 굶어서 빼라’라고 하는 것”이라며 “서민의 주택구입 길을 막은 ‘서울 추방령’이라고 말했다.
주택공급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야당은 박원순 전 시장 재임 당시 뉴타운 재개발정비(예정)구역을 대거 해제하고, 신규지정을 하지 않으면서 그 여파로 현재 서울 주택 공급난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 역시 “제가 자꾸 전임 시장 탓을 한다고 하는데 저도 전임 시장님 말씀을 드리기 싫다. 이미 4~5년 근무한 시장이 전임 시장 시절 얘기를 하는 게 뭐가 즐겁겠느냐”면서 “그런데 주택 문제 만큼은 (전임시장 탓을) 안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재건축·재개발은 10년, 15년 이상 걸리는 사업인데 그 때(전임 시장 시절) 해제했던 물량과 지정을 하지 않았던 물량이 지금의 공급절벽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강북지역 주택 노후화 및 신규주택 공급 차질의 원인이 박 전 시장의 정비사업 지정 해제에 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전임 시장 시절인 2011~2020년에 정비사업 지정구역을 해제한 곳이 389개 구역인데 이중 강북이 250구역, 강남 139구역으로, 박원순 시장님 때 해제한 곳이 강북지역에 집중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동연 경기지사는 야당의 ‘10.15부동산 대책’ 비판을 전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김 지사는 수도권 지자체장 가운데 유일한 여당 소속 지자체장이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이 자리에서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은 중차대한 문제인데 정부는 보안 문제를 이유로 (경기도에 의견조회를 한 지) 단 이틀만에 결정을 내렸다”며 “경기도가 과열지구 지정 구역을 읍면동 단위로 세분화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음에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말씀을 교묘하게 하신다”며 즉각 반박했다. 이어 “그 어떤 정부도 이 같은 정책을 함에 있어서 도민들에게 의견 물어보고 부동산 대책을 내린 적이 없다”며 “만약에 규제대상 등을 공론화시킨다면 시장에 어떤 혼란이 빚어지겠느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대책 결정권은 어디까지나 중앙정부에 있다.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의견도 냈고, 사전협의도 받았고, 충분한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추진하고 있는 의료·선거·부동산 등 ‘중국인 3대 쇼핑 방지법’과 관련해서도 날선 공방이 오갔다. 앞서 김 지사는 여당의 이같은 방지법 제정 추진에 대해 “혐오와 선동으로 얻는 정치적 이익은 환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 자리에서 “외국인 토지거래허가제 발표 이후 중국인 부동산 매입이 증가했다”며 “중국인 투기 조사를 몇 번이나 했느냐”고 물었다. 이어 “우리 국민의 역차별을 막자고 던진 제도를 ‘혐오와 선동’이라고 답하는 것은 언어를 교란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 지사는 “지금 선동과 혐오의 언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제가 보기에는 제가 아니라 김은혜 의원님께서 선동과 혐오의 언사를 쓰고 있다. 정치권이 계속 혐중 부채질을 하는 것에도 유감을 표시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인천시 국감장은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4월 국민의힘 대선경선에 출마하는 과정에서 공무원을 동원했다는 의혹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유 시장은 그러나 “수사 중인 상황”이라는 이유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