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휴전 유효하다”
이스라엘, 중단한 구호물자 반입 재개 예정
밴스 부통령 이스라엘 방문 예정
미국 ‘휴전 파국’ 막기 위해 외교적 총력
이스라엘이 19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수십 차례 공습을 감행해 가자지구 전역에서 40여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사이에 위태롭게 유지되던 휴전이 파기될 위기에 처했지만, 이스라엘이 “휴전을 재개한다”고 밝히면서 갈등은 봉합되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가자지구 휴전이 유지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하마스의 휴전 협정 위반에 대응해 가자지구 남부의 하마스 테러 목표물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터널, 무기고, 지휘관, 무장세력 등을 타격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이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이스라엘군 통제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이스라엘군을 향해 대전차 미사일을 발사해 병사 두 명이 숨진 데 대한 대응 조치라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에 대해 “휴전 합의를 준수하고 있으며, 라파 교전은 알지 못한다”며 “지난 3월 이후 그 지역 단체와 접촉한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지난 10일 발효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정이 최대 위기를 맞은 듯 보였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은 휴전이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휴전 집행을 재개했다”며 “휴전 위반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용기 안에서 ‘가자 휴전이 유효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며 “우리는 그것이 매우 평화롭게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하마스) 지도부가 이 문제에 개입하지 않고, 내부 반란군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문제는 엄격하게, 하지만 적절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 민방위대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 전역에서 최소 4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와 알부레이지 난민 캠프에 연이어 가해진 공습으로 알아우다 병원은 시신 24구를 수습했다고 밝혔다. 자와이다 마을 임시 카페가 폭격을 받아 커피를 마시던 주민 최소 6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공습이 이어지는 동안 가자지구 주민들은 두려움 속에 공황 상태에 빠졌다. 전쟁이 재개될 것을 우려한 주민들은 시장으로 몰려가 생필품을 사들이고, 남쪽으로 피란을 떠나기도 했다. 가자지구 주민 압둘라 아부하사닌은 “현장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다시 피가 흘렀다. 전쟁이 다시 시작된 것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 공보국은 휴전이 시작된 이래 이스라엘군이 휴전 협정을 80회 위반했으며, 최소 97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하고 23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지난 17일에는 이스라엘군이 휴전 협정 이후 군 철수 경계선(Yellow Line)을 넘은 차량을 폭격해 일가족 11명이 몰살당하기도 했다. 팔레스타인 인권센터는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은 이스라엘의 반복적인 공격 패턴의 일부”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공습 격화로 가자지구 전쟁 재개 위험이 고조됐지만, 미국 등 중재국의 압력으로 휴전은 유지되는 모양새다. CNN은 “미국이 중재한 가자지구 휴전협정이 첫 번째 주요 시험대를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물자 유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입장을 바꿔 20일부터 구호물자 유입을 재개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력한 가자지구 평화협상이 파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외교력을 총동원하는 분위기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습 전 미국에 이를 통보했으며, 미국 측이 “비례적으로 대응하되 자제력을 보일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스라엘에 휴전 합의 이행을 구하고 휴전 2단계 방안을 논의한다. J D 밴스 부통령도 21일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이스라엘 방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