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택시 전쟁’ 이뤄지는 관광도시 경주···APEC땐 어쩌나?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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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16. 오후 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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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0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도시 경주에서 주말마다 ‘택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주요 관광지로 택시가 몰리다 보니 주민들은 택시를 보기도 힘들 정도다. 이달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교통수요를 고려해 부제 해제 등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경주시에 따르면 경주에서 운행되는 택시는 개인택시 765대, 법인택시 307대 등 총 1072대다. 시에서 산정한 적정 택시 총량은 1007대로, 현재 65대의 택시가 과잉 공급된 상태다. 이에 시는 5일 택시 운행 후 하루를 의무적으로 쉬는 ‘6부제’를 시행 중이다.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택시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대릉원·첨성대·황리단길 등 경주 대표 관광지가 몰려있는 황남·인왕동에서는 택시 잡기가 ‘하늘에 별 따기’이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경주를 찾았던 이아람씨는 “꼭 야간에 봐야하는 명소라고 해 월지에 들렀다가 완전히 갇혀 버렸다”며 “20분 넘게 택시를 잡아야 했다”고 말했다.

한국관광데이터랩 자료를 보면 경주의 연간 관광객 수는 2021년 3951만명, 2022년 4508만명, 2023년 4754만명, 지난해 4709만명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주말마다 택시를 잡기 힘든 것은 경주시민도 마찬가지다. 택시들이 관광지로 몰리면서 거주 인구가 가장 많은 황성동에서도 택시를 보기 힘들다. 황성동에 사는 김승호씨는 “금요일 저녁에 직장 동료들과 회식을 하면 집까지 걸어서 가야 할 판”이라며 “옆 동네인 현곡면에 사는 동료는 매번 아내가 데리러 와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후 경북 경주시 보문단지 호반 광장에서 APEC 보문단지 야간경관개선 ‘빛의 향연’ 시연회가 진행되고 있다. 시연회에서 거대한 알 모양의 APEC 상징 조형물에 미디어 아트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말 APEC 기간 중 방문객과 관광객이 몰릴 경우 택시 부족 현상이 재현될 우려가 제기된다. 개인택시업계에서는 6부제를 해제해야 한다고 요구 중이다. 김재봉 경북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경주시지부장은 “부제가 해제되면 150여대가 추가로 운행이 가능하다”며 “APEC 정상회의도 얼마 남지 않았다. 택시부족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114곳의 지자체는 부제를 운영하지 않는다. 경북에는 22개 시·군 중 경주·포항·영천·안동·김천·영주 등 6곳만 부제를 유지 중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APEC 정상회의 기간에 택시부제를 한시적으로 해제해 달라는 경북도의 요청이 있어 검토 중이다”며 “부제 해제에 대한 반대의 의견도 많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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