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선거서 우파가 이겨야 원조”···트럼프, 또 ‘내정 간섭’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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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15. 오후 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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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여론조사서 집권당이 좌파 야당에 밀려
시장 요동에 아르헨 정부 “2027년 대선 말한 것”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만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르헨티나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200억달러(약 28조원) 통화스와프(두 나라가 서로의 통화를 일정 기간 맞교환하는 것)를 체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에게 “선거에서 지면 돕기 어렵다”며 통화스와프가 조건부라는 점을 시사했다. 이 발언에 대해 내정간섭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나시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밀레이 대통령과 정상회담하면서 “우리는 다가오는 선거에서 밀레이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이곳에 있다”며 “선거에서 패배하면 우리는 아르헨티나에 관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밀레이 대통령은 아르헨티나를 문제에 빠트린 극좌 세력과 경쟁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며 “(양국 협정은) 누가 선거에서 이기느냐에 달려 있으며 승리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선거가 오는 26일 총선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상원의원 3분의 1인 24명과 하원의원 절반 수준인 127명(전체 257명)을 선출하는 이번 총선은 임기 절반에 다다르고 있는 밀레이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집권 자유전진은 좌파 성향 야당에 밀리고 있다.

같은 자리에 있던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우리는 밀레이 대통령과 그의 연립정부가 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아르헨티나가) 실패한 페론주의로 돌아가면 미국은 이(지원)를 다시 생각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페론주의는 노동자 임금 인상, 산업 국유화, 사회복지 확대 등을 추진한 후안 도밍고 페론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이념을 의미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달러 부족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아르헨티나에 통화스와프를 먼저 제안했다. 라나시온은 미국이 아르헨티나의 희토류 등 천연자원 개발 우선권을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은 제안을 한 것으로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정상회담 전 미국의 강력한 지원에 대한 기대감을 타고 상승세를 보이던 아르헨티나 메르발 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3.8% 급락했다.

이에 아르헨티나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선거는 “2027년 대선을 말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마누엘 아도르니 아르헨티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엑스에 “만약 아르헨티나가 2027년 사회주의의 길을 따르며 퇴보한다면 이런 일(미국의 지원)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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