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급여는 연간 예산 아닌 ‘영구 세출 계정’
앤디 김 등 일부 의원, 자발적으로 ‘보류’ 요청
트럼프도 급여 받아···“전부 기부할 것” 공언
미국 의회의 예산안 통과 실패로 1일(현지시간)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돌입하면서 연방 공무원들이 대거 강제 무급 휴직에 들어갔다. 미 의회예산처(CBO)는 강제 휴직 공무원이 약 75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체 연방 공무원의 35%에 달한다.
국방·치안·항공 등 필수 분야 공무원들은 업무를 계속하지만, 셧다운 기간 무임금 노동을 해야 한다. 물론 예산안이 통과돼서 셧다운이 풀린 후에 이들은 밀린 임금을 소급해서 받거나 휴가를 쓸 수 있다. 그러나 셧다운이 얼마나 장기화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불안정한 무수입 상태가 이어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2019년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35일간 이어진 셧다운 때는 워싱턴에 위치한 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이 강제 휴직된 연방공무원과 그 가족들을 위해 무료 식사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워싱턴 인근 식당가는 ‘셧다운 스페셜’ 메뉴를 내놓고 연방 공무원들에게 할인 혜택 제공에 나섰다.
그렇다면 합의 실패로 셧다운을 야기한 트럼프 대통령과 양당 의원들의 급여는 어떻게 될까. 이들은 모두 차질없이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의회조사국에 따르면 1983년 이래 의원들의 급여는 연간 예산안이 아닌 영구 세출 계정에서 나와 셧다운과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지급된다. 더힐은 미 하원의장의 연봉은 22만3500달러(약 3억1317만원)이고, 대부분의 상·하원 의원 연봉은 17만4000달러(약 2억4377만원)라고 전했다.
다만 일부 의원들은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급여 지급 보류를 요청했다. 앤디 김 민주당 상원의원(뉴욕)은 “정부 지도자들은 다른 사람의 생계를 가지고 정치적 도박을 해선 안 된다”면서 급여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캣 캐맥 공화당 하원의원(플로리다)도 엑스에 “군인들이 급여를 받지 못한다면 의원도 받아선 안 된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셧다운 기간에 계속 급여를 받는다. 미국 대통령 연봉은 40만달러로, 주급으로 환산하면 7692달러(약 1077만원)에 달한다. 이는 대통령에게 할당된 여행비나 각종 업무추진비 등을 제외한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 자신은 “이익을 위해 정치에 뛰어든 다른 정치인들과 다르다”면서 이번 임기 동안 받은 급여를 모두 기부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