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신승훈 “아직 현재진행형 가수···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곡 썼다”

신주영 기자
입력
수정 2025.09.22. 오후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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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신승훈이 22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정규 12집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사하고 있다. 도로시컴퍼니 제공


“데뷔 35주년이라고 리메이크 앨범을 내거나, 과거의 영광을 끄집어내서 ‘나 이런 사람이었다’며 기념하고 축하하는 앨범을 내고 싶진 않았어요. 11곡의 신곡으로 꽉 채웠어요. 아직도 현재 진행형 가수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가수 신승훈이 22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정규 12집 <SINCERELY MELODIES>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10년 만의 정규앨범으로, 수록된 11곡 모두 신승훈이 작곡과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백수, 작곡가, 프로듀서, 가수. 신승훈에겐 이같이 4가지 모드가 있다고 한다. “‘백수모드’에는 말 그대로 앨범 활동이 끝난 다음에 지탄을 받을 정도로 쉬어요. 머릿속을 비워야지 다음 게 나오거든요.” 그러다 갑자기 뭔가 찾아온다고 한다. 그게 다음 곡이 된다. “보통 (다음 앨범 발매) 1년 반 전에 찾아오는데, 이번 앨범은 3년 전에 찾아왔어요.”

앨범명 ‘SINCERELY’는 ‘진심으로’라는 뜻의 영단어로, ‘마음으로부터 써 내려가 완성한 멜로디’라는 의미를 담았다. “진짜 진심을 다해서 이번 앨범을 만들었어요. 한 곡 한 곡, 이번 앨범이 마지막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썼어요.”

주로 사랑과 이별을 노래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번엔 삶을 이야기했다. “인생에 사계절이 있다면, 저도 가을을 넘긴 나이가 됐어요. 그전까진 못 썼던 게 있어요. ‘내 나이에 이거 써도 될까? 내가 뭘 안다고’ 하면서요” 60세가 가까워오는 지금, ‘뭘 좀 아는’ 나이가 됐다. “사계절 중에 아름다운 때도 있었고, 치열했던 때도 있을 거예요. 사랑도 있고, 사람도 있고요. 삶에 대한 얘기를 한 번 꺼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타이틀곡 ‘너라는 중력’은 ‘사랑을 크게 한 번 얘기해보는’ 노래라고 한다. 사랑은 중력이라 어쩔 수가 없다는 내용을 담았다. “사랑, 마른 땅에 피는 꽃” “사랑, 오직 너만 대신 할 수 있는 말”처럼 보편적인 사랑에 대한 노랫말이 눈에 띈다.

또 다른 타이틀곡은 ‘TRULY’(트룰리)다. 어떤 곡을 타이틀곡으로 할까 고민했는데, 의견이 딱 반반이어서 결국 더블 타이틀곡으로 정했다. 신승훈은 “누군가 탁 치면 울고 싶을 때, (그를) 울리거나 아니면 다독여주는 노래”라고 소개했다. “(활동한 지) 35년 정도 됐으면 해야될 신승훈의 멜로디는 이런 멜로디여야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 어렵다는 분도 계셨는데 저는 이 노래를 좋아해요.”

아이돌 음악이 주류인 K팝 시장에서 발라드가 설 곳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신승훈은 “예전엔 돈 내고 음악을 들으러 가는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발라드가 ‘어디서 얘기할 때 들리는’ BGM(배경음악)처럼 돼버렸다”면서도 “발라드는 그 자리에 계속 있어주면 된다”고 했다. “시대 때문에 어쩔 수 없다 해도, 분명히 (세월을) 관통하는 게 있어요. 발라드는 스탠더드처럼 쭉 남아있을 거예요.”

1990년 ‘미소 속에 비친 그대’로 데뷔해 누적 음반 판매량 1700만을 기록한 신승훈이지만, 그 역시 세월을 거스를 순 없었다. 그는 자신이 무뎌졌다고 했다. 낙엽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아 가을이구나’ 생각하던 예전과는 달리, ‘저거 청소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보이지 않는 사랑’은 10분 만에 썼던 곡인데, 지금은 절대로 그럴 수 없을 거예요. 이번 앨범이 전곡을 다 쓸 수 있는 마지막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무뎌짐 때문에 한동안 가사도 안 나왔다. “9집 ‘두 번 헤어지는 일’(2004)을 마지막으로 가사를 못 썼어요. 솔직히 말하면 이제 가사를 쓰는데 등이 아파요. 15분만 있으면 등이 아파서 가사를 못 썼어요.” 어느날 그의 집을 찾아온 후배 싱어송라이터 심현보의 한 마디는 다시 펜을 잡게 했다. “형이 (가사) 써. 형한테는 특별한 가사 유전자가 있는데 왜 그거를 놓치고 있어.”

무뎌졌으나, 그는 여전히 철부지이고 싶다. “가수들끼리는 새해 인사 이렇게 해요. ‘우리 금년에도 철들지 말자.’ 철이 드는 순간 가사가 안 나옵니다. 상상을 할 수가 없어요.” 그는 여전히 ‘철부지’와 ‘좋은 어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철이 들고 싶기도 하고, 안 들고 싶기도 해요. 이걸로 13집에서 가사 한번 써볼게요. 너무 좋은 테마예요.”

가수 신승훈이 22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정규 12집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사하고 있다. 도로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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