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기차표 일반 예매가 시작된 17일 오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온라인 예매 시스템에 접속이 폭주하면서 장시간 지연이 발생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예매가 진행됐지만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대기 인원이 폭증했다. 홈페이지에서는 ‘명절 예매 화면으로 이동 중입니다’라는 문구만 뜨고 실제 예매 화면으로는 넘어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어렵게 접속해도 대기번호가 90만번을 넘는 사례가 속출했고, 좌석 선택 단계에서 지연되거나 3분 안에 결제를 완료하지 못해 자동 로그아웃되는 불편이 이어졌다.
이용객들의 불만도 잇따랐다. 최모씨(31)는 “이렇게 접속이 안 된 건 처음”이라며 “역대급 혼란이었다”고 말했다. 7시 정각에 접속을 시도했지만 모바일에서는 아예 홈페이지 진입조차 되지 않았다고 했다.
3분 안에 표를 끊지 않으면 자동 로그아웃되게 한 시스템에 대한 불만도 쇄도했다. 부산행 열차를 예매하려던 지모씨(30)는 “출발지, 도착지, 시간 버튼을 누를 때마다 대기 시간이 길어 3분 안에 예매를 끝낼 수 없었다”며 “왕복편 예매를 두 번 시도해야 했다. 전체적으로 비효율적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1시간 30분 만에 간신히 예매를 마쳤다. 회사원 박모씨(46)는 “평상시엔 내가 앉을 좌석지정을 할 수 있었는데 이번엔 자동으로 배정돼 당황스러웠다”며 “수십만번대의 대기를 뚫고 들어갔는데 이런 새로운 시스템이 펼쳐지니 낯설어서 3분만에 표를 끊기 어려워 실패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예매시간이 출근 시간대와 맞물린 점도 불편을 키웠다. 대전행 표를 예매한 직장인 김륜씨(28)는 “아침 6시45분에 일어나 회원번호와 비밀번호를 미리 세팅해놓고 예매할 준비를 마쳤는데 서버가 터진 것 같았다”며 “30분 만에 대기번호를 받았는데 75만번대였다. 새로고침하면 로그아웃돼 출근길 내내 핸드폰만 들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예매자 이민석씨(27)는 “가족 4명이 동시에 접속해 성공하는 사람이 예매하기로 했는데 모두 안 됐다”며 “출근 시간은 다가오는데 조급했다”고 말했다.
“아예 접속조차 안 돼 버스를 급히 예매했다”, “잠도 못 자고 대기했는데 헛걸음했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특히 노년층은 온라인 예매에 익숙하지 않아 더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씨는 “젊은 사람은 안내 문구를 보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지만, 노년층은 곤란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레일 측은 “이번 접속 지연은 예년 명절보다 두 배가량 긴 연휴로 예매자가 몰리면서 시스템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긴급 조치에 착수해 단계적으로 정상화하고 있다”며 “추석 연휴 기간이 아닌 일반 승차권 예매는 정상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코레일 측은 이날 추석 열차 예매 시간을 오후 4시까지로 연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