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미약품, 대웅제약, 종근당, 유한양행, GC녹십자 등 주요 제약사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평균 전망치)가 공개됐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세를 보이는 곳은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이다. 한미약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9% 늘어난 3762억원, 영업이익은 13.14% 늘어난 577억원으로 예측됐다. 대웅제약 매출은 3774억원, 영업이익은 447억원으로 제시됐다. 각각 5.27%, 19.84% 성장한 수치다.
한미약품의 실적 개선 배경으로는 중국법인 북경한미의 회복이 꼽힌다. 북경한미는 해외 사업의 핵심이지만, 지난해부터 실적이 둔화돼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0% 이상, 영업이익은 약 70% 감소한 바 있다. 다만 2분기부터는 경영 효율화와 유통 재고 조정이 진행되며 회복세로 전환됐다. 3분기 북경한미 매출은 918억원(+8.9%), 영업이익 170억원(+13.3%)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의 성장세에 힘입어 호실적이 예고됐다. 나보타의 올해 2분기 누적 매출은 1154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매출(1864억원)의 60%를 넘어선 상황이다. 2월과 6월에는 각각 브라질·태국 파트너사와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중국 시장 진출도 앞둔 상황이다. 증권사마다 컨센서스 차이가 있지만, 대웅제약의 3분기 실적 개선 의견은 공통적이다.
반면 유한양행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줄어든 5916억원, 영업이익은 32.77% 감소한 320억원으로 제시됐다. 이는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 병용요법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유입 부재에 따른 역기저 효과다. 지난해 3분기에는 병용요법이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고, 일본에서도 연이어 허가받으며 마일스톤이 반영됐지만, 3분기에는 마일스톤 수익이 발생하지 않은 것이 실적 하락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영업이익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GC녹십자와 종근당이다. 녹십자 매출은 4957억원(+6.6%), 영업이익 335억원(-15.4%). 종근당은 매출 4298억원(+5.2%), 영업이익 196억원(-22.2%)로 관측됐다.
이들 기업의 수익성 하락의 주요인은 '마진'에 있다. 녹십자의 경우, 정부의 3가 백신 전환 정책에 따른 판매가 하락, 상반기에 집중 출하된 고마진 품목인 '헌터라제' 등 백신의 매출 하락, 저마진 품목 매출에 따른 원가율 상승으로 영업이익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투자도 3분기에 이뤄져 영업 외 비용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종근당은 품목 부진을 다른 품목으로 메워주는 형식으로 운영돼 대체로 매출이 상승하는 구조"라며 "주요 품목인 아토젯, 고덱스, 글리아티린 등의 매출은 증가했지만 저마진 제품 비중이 늘면서 수익성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지난달 노보노디스크 한국법인과 위고비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해 대사질환 치료제 라인업을 보강했고, 향후 판매 수수료 유입과 신규 도입 품목 매출 증가로 수익성 저하를 상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