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용 의료기기 시장 진출 준비…"뷰티 테크 리드"에이피알이 3분기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연 매출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내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 호재까지 겹치며 시가총액 10조원 돌파 기대감도 한층 커졌다.
22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에이피알의 매출액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112.89% 성장한 3706억8000만원으로 전망됐다. 3분기 시장의 컨센서스에 부합한다면 3분기까지 누적 9644억4800만원의 매출액을 달성하는 셈이다.
역대 최대 실적으로, 4분기까지 포함한 연간 매출액 컨센서스는 1조3822억4000만원에 달한다. 3분기 역대 최대를 찍고, 연간 매출액도 경신할 것이란 예상이다. 2021년 연간 매출액이 2591억5000만원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에이피알의 성장 동력은 뷰티 디바이스 '에이지알(AGE-R)'과 '메디큐브'의 투톱 구조에서 나온다. 메디큐브가 지난 2021년 3월 처음 선보인 메디큐브 에이지알은 출시 4년여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 40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12월 300만대 판매 기록을 달성한 지 약 5개월 만에 거둔 성과로, 약 13초에 한 대씩 판매된 셈이다. 일본 현지 뷰티 플랫폼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메디큐브 역시 탄탄한 스킨케어 라인업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마존에선 실시간 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K뷰티의 대표 주자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7월 열린 아마존의 할인 행사 '프라임데이' 시작 4일 만에 2200만달러(약 3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이는 아마존 입점 한국 뷰티 브랜드 중 매출 1위 기록이다. 최근에는 더마 코스메틱 라인을 강화하며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에이피알의 실적 전망이 밝은 데는 효율적인 수익 구조도 한몫한다. 메디큐브 에이지알은 제품 기획부터 연구개발, 생산, 판매 전 과정에 걸친 밸류체인을 내재화해 유통 마진이 높지 않다. 지난해 말부터 가동된 2공장이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서면서 원가 효율도 개선됐다. 이런 수익구조 덕분에 에이피알의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23.4%에 달한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8.09%)과 LG생활건강(5.23%)의 영업이익률의 배를 웃돈다.
증권가에서는 에이피알의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시가총액 10조원 돌파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날 에이피알의 시총은 약 8조6800억원대로, 상장 이후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업체인 MSCI에 편입도 뷰티 테크 기업으로서 최초 시가총액 10조원 돌파를 기대하는 호재다. 증권가에선 에이피알이 최근 주가 상승으로 시총 규모가 커지면서 편입 기준 시총 허들을 무난히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채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에이피알은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한 실적 성장을 이루고 있단 점에서 11월 MSCI 지수 신규 편입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강승철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에이피알은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지만 최근 분기까지 실적 증가세가 가팔라 MSCI 지수 편입 가능성을 추가 상승 재료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용 의료기기 진출이 본격화되면 성장 폭은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위해 에이피알은 전문가 30여명으로 구성된 뷰티 디바이스 전담 R&D 조직을 2023년 1월에 신설했다. 고유 기술 확보를 위해 특허 출원 등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준비 절차를 본격적으로 밟을 계획이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그간 뷰티 디바이스 사업을 통해 축적한 기술 노하우와 시장 트렌드를 활용해 피부미용 시설에서 전문인력이 사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전문 미용 의료기기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화장품을 넘어 뷰티 디바이스, 의료기기까지 아우르는 종합 뷰티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