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전 대상 공공기관 시너지 관점서 검토중"
"기업 이전은 인센티브 제공방식으로...특별법 추진"
부산시장 출마에 대해선 "생각할 겨를 없이 바빠""(국내 1위 해운사) HMM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특정 기업과 사전에 접촉한 바가 없고, 포스코 인수를 통해 HMM을 정부 통제 속에 두겠다는 의도도 없다."
취임 한 달 반을 넘긴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9월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아이뉴스24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는 부산을 해양수도로 만들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해수부 부산 이전을 포함해 관련기관과 HMM 등 주요 해운회사의 부산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전 장관은 논의되고 있는 HMM의 지배구조 개선 방안과 관련해서는 HMM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으로부터 공식적인 제안이 온다면 관계 기관 간에 충분한 협의를 통해 공식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전 장관은 또 해수부 부산 이전과 관련해 "'1대 1 상담 팀'(Team With U)을 구성해 이주 직원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출마하려는 거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과 관련해 "장관 업무 수행으로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분주하게 지내고 있어 부산시장 출마를 생각한 겨를이 없다"고 일축했다.
다음은 전재수 장관과의 일문일답.
-해수부를 연내 부산으로 이전할 계획입니다. 직원들의 입장은 현재 어떤 상황인가요. 또 해수부 직원의 부산 정주 여건을 위해 어떤 것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직원들을 직접 만나기도 하고, 제 연락처를 공개해 문자나 전화 등으로 직원들의 어려움을 수시로 듣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워낙 짧은 기간에 이주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배우자 직장 문제, 자녀 교육, 거주지 마련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모든 직원이 모두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있어서 이분들의 불편함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겠지만,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1대 1 상담 팀'(Team With U)이라는 전문 상담팀을 구성하고 개인별로 겪고 있는 어려움을 세밀하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100% 문제가 해결될 수 없겠지만 최대한의 맞춤형 지원 대책을 마련 중입니다."
-해수부뿐만 아니라 관련 기관과 협의회 단체 이전도 추진하시는 걸로 압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관과 단체가 해당하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동남권에 조성될 해양 수도권이 새로운 성장엔진으로서 제대로 역할하기 위해서는 컨트롤타워인 해수부뿐만 아니라 관련 공공기관 등을 집적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합니다. 이전 대상 공공기관은 이처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느냐는 관점에서 검토 중입니다."
-HMM, SK해운, H라인해운 등 해운회사 본사의 부산 이전도 추진하고 있는 걸로 압니다. 각각의 회사 및 노조와 논의를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특히 본사의 부산 이전에 반발하고 있는 노조를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HMM 등 해운기업의 부산 이전은 해양 수도권 조성이라는 새로운 성장엔진 장착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해수부와 지자체 등 관계 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기업 성장에 유리한 경영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해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부산 이전을 선택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먼저 이전 기업과 이주 직원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특별법(이전 비용 지원·이주 직원 주택 공급·기타 행정적·재정적 지원) 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정부, 지자체, 지역사회, 해운업계 등이 참석하는 '해운 선사 이전 지원 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할 계획입니다. 협의회를 통해 해운업계 등의 의견을 청취하고, 이전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 방안도 발굴해 나가겠습니다."
-HMM은 부산 이전 문제뿐만 아니라 지배 구조에 대한 논란이 많습니다. 민영화 여론이 많은 가운데 장관께서는 지자체가 지분을 소유케 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각각의 방안에는 어떤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또 만약 지자체 지분 소유 방안을 깊게 고민하신다면 지자체장과 논의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해운은 육·해·공군 다음의 4군으로 불릴 만큼 국가기간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HMM 지배구조 개선 문제를 다뤄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기존 매각 방안을 포함해 싱가포르 테마섹, 독일 선사인 하팍-로이드 같이 공공부문의 역할을 모색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는 취지에서 말씀드린 것입니다.
우리나라 해운산업 발전을 최우선 고려 사항으로 해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쳐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포스코그룹이 HMM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과 관련 정부와 교감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많습니다. HMM을 민영화하면서도 공기업 속성이 남아 있는 포스코가 인수하도록 해 정부 통제 속에 두겠다는 의도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HMM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특정 기업과 사전에 접촉한 바가 없으며, 포스코 인수를 통해 HMM을 정부 통제 속에 두겠다는 의도도 전혀 없습니다. 만약 앞으로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의 공식적인 제안이 온다면,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해운이 국가기간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해 해운산업 발전을 최우선으로, 관계 기관 간 충분한 협의를 통해 대응 방안을 결정할 계획입니다."
-국토교통부의 항만 배후 인프라 개발, 행정안전부의 섬 관련 사무, 산업부의 조선 ·해양플랜트 부문을 해수부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신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같은 생각인지요? 그렇다면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북극항로 시대를 착실히 준비하기 위해 해수부의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현재 해수부의 시급한 당면 현안은 새로운 해양 수도권 조성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연내 부산으로 이전해 안정적으로 안착하는 것입니다.
향후 해사법원 설립에 따른 해사 분쟁 관련 산업 인프라 육성, 동남권투자공사 신설 이후의 다양한 투자처 발굴 등 새로운 업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해수부의 기능과 역할이 확대될 것입니다."
-북극항로 개척 사업에는 러시아와의 협의가 중요한 사안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의 국제 정서 속에서 러시아와의 교류는 어떤 상태인가요. 또 만약 지지부진한 상태라면 협의를 확대할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현재,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인해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이 곤란한 상황인 것은 맞습니다. 다만 최근 이재명 대통령님은 북극항로 개척이라는 새로운 아이템을 중심으로 미국·러시아·북한·한국·일본 간 역내 협력 구상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북극항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위축된 러시아와의 협력을 복원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되면 국제정치·경제 여건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외교부 등과 협력해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해수부에도 복수차관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고, 현재 어떤 상황이며, 계속 추진할 생각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북극항로 시대를 착실히 준비하고 기후 위기에 직면한 우리 수산업의 혁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복수 차관 도입이 필요합니다. 복수 차관 신설은 조직 규모도 상당히 중요하므로, 앞으로 국정과제 이행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조직을 확충하는 등 복수 차관 신설을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내년에 부산 시장으로 출마하실 거라는 추측이 많습니다. 그럴 계획이 있습니까?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해수부 부산 이전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고 북극항로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확고하고 굳건한 기반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해수부 장관으로서 지금 저에게 주어진 소명입니다. 장관 업무 수행으로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분주하게 지내고 있어 부산시장 출마를 생각한 겨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