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별점, 돈 주고 산건가… 각국 관광청과 '거액 계약' 짬짜미?

이원지 기자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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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3. 오후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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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 픽토그램. 사진=미쉐린

세계적인 레스토랑 평가서 '미쉐린 가이드'가 최근 객관성 논란에 휩싸였다. 여러 국가의 관광청으로부터 거액의 지원금을 받은 정황이 드러나면서 그동안 신뢰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별점 평가의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19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미쉐린 가이드가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UAE), 이스라엘 등 여러 국가의 관광 당국과 제휴를 맺고 수백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금전적 관계가 실제 별점 부여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셰프들에게 '꿈의 무대'로 통하는 미쉐린 가이드는 1900년 프랑스의 타이어 업체 미쉐린이 창간했으며 한 세기 넘게 유럽 미식 문화를 대표해왔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뉴욕, 도쿄, 홍콩 등으로 진출하며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이드북 판매 감소와 수익 악화를 겪었다.

이에 미쉐린은 각국 관광청과의 파트너십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기 시작했다. 관광청 입장에서는 자국의 외식 문화를 세계에 홍보할 수 있고, 미쉐린은 운영비를 확보하는 구조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4년 동안 약 100만달러(약 14억원)를 지불했으며 이 협력 이후 2016년 서울판이 처음 발간돼 24곳의 식당이 별을 받았다.

CNN 보도에 따르면 태국 관광청은 2017년 약 440만달러(약 62억원)를 지불했으며, 같은 해 17개 레스토랑이 선정됐다.

하지만 이러한 협력은 평가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세계 최초로 모든 3스타 레스토랑을 방문한 음식 평론가 앤디는 “관광청이 돈을 냈다면 그 대가를 요구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런던대 이딩 텅 교수도 “정부나 기관과의 과도한 유착은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호텔·와인 평가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지금, 그 위험은 더 크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미쉐린 측은 “조사비와 출장비 지원은 사실이지만 평가에는 어떤 영향도 없다”고 해명했다. 또한 “우리는 각국의 요리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으며 일정 금액을 받는 것은 협력의 일환일 뿐이다. 별점은 여전히 품질, 기술, 창의성, 일관성에 따라 결정된다”고 밝혔다.

미쉐린의 제휴 담당자 줄리아나 트윅스도 “모든 도시나 국가를 대상으로 가이드를 제작하는 것은 아니며, 계약이 체결되더라도 반드시 발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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