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자산가 실족사, 범인은 아들이었나... “목격자→살인 용의자 전환”

서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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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3. 오전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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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사망한 이삭 안딕 망고 창립자 겸 비상임 회장. 사진=AFP 연합뉴스/망고

지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 인근에서 하이킹하던 패션계 거물이 실족사한 사고가 살인 사건으로 잠정 전환되면서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사건은 지난해 12월 14일 오전 스페인 바르셀로나 인근 몬세라트에서 발생했다. 글로벌 패션 체인 망고(Mango)의 창립자인 스페인 억만장자 이삭 안딕(71)은 외아들인 조나단 안딕(44)과 등산을 하던 도중 계곡 100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이삭 안딕이 창업한 글로벌 패션 브랜드 '망고'.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엘 파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수사 당국은 안딕의 죽음을 살인 사건으로 취급하는 한편, 사건 담당 판사는 조나단의 공식 신문을 '증인'에서 '잠재적 용의자'로 변경했다고 한다.

당초 카탈루냐 경찰은 예비 보고서에서 이 사건을 '사고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또한 사건을 경찰에 신고한 아들 조나단을 목격자로 분류했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조나단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상당수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건 발생 몇 시간 후 진행된 조사에서부터 사실과 다른 부분이 발견됐지만 초기 수사관들은 그가 눈앞에서 아버지가 추락사하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봤기 때문에 심각한 정서적 충격을 받아 왜곡된 진술을 했을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지난 9월부터 수사관들은 조나단을 잠정 용의자로 변경했다. 두 사람의 사이가 좋지 않았고 이안의 동거인과 재산 상속 갈등이 있었던 점, 부정확한 진술 등이 고려된 판단이다.

아버지 이삭의 여자친구이자 사업 파트너인 에스테파니아 크누트는 조사관에게 “부자 간 관계가 나빴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다만 크누트는 조나단 등 이삭의 자녀들과 재산 상속으로 갈등이 있었기 때문에 크누트 진술 외에 부자 간 경영권 분쟁 사실 등이 고려됐다.

수사관은 이삭의 휴대전화 등을 조사해 사건 당일 이동 경로를 재구성, 아들의 진술과 일치 사항을 확인한 결과 자동차를 주차한 위치 등이 불일치했다고 밝혔다.

다만 수사에 혼동을 줄 수준의 거짓말은 확인되지 않았고 조나단이 아버지를 밀었다는 결정적 증거 또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무죄로 결론 날 가능성도 높다.

다만 안딕 가족은 조나단의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유족은 성명을 통해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관계 당국과 협력할 것”이라며 “더불어 이 과정이 최대한 빨리 마무리되어 조나단 안딕의 무죄가 입증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삭 안딕은 자라(ZARA) 창립자 아만시오 오르테가의 라이벌로 여겨지는 세계적인 패션 사업가다. 1953년 이스탄불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1960녇내 후반 친척들과 스페인 카탈루냐로 이주, 젊은 시절 의류 도매업을 시작해 1984년 망고 매장을 열었다.

포브스에 따르면 안딕의 순자산은 사망 당시 기준 45억달러(약 6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당시 안딕은 비상임 회장을 맡았으며, 안딕의 사망 이후 아들 조나단이 망고 이사회 부사장 겸 지주회사인 MNG의 사장으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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