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의 휴전 협상이 1단계에 돌입한 가운데, 하마스가 이스라엘군(IDF)이 철수한 가자지구에서 공개 처형을 벌여 논란이 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하마스가 휴전 1단계에 합의한 직후 이스라엘군이 떠난 가자지구 주요 도시에서 '피의 보복'을 시작했다며 공개 처형하는 영상이 확산됐다.
한 영상에는 하마스가 얼굴을 상의로 가린 남성 8명을 포박해 거리로 끌고 나오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무릎을 꿇리더니 뒤에서 총구를 겨누는 것으로 영상은 끝난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하마스 알카삼 여단의 무장 세력이 SUV 뒷좌석에 타 있고, 발아래에 누구인지 모를 시신이 놓여있는 모습도 담겼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집트 홍해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가자 평화 정상회의 연설에서 “중동에 마침내 평화가 찾아왔다”며 휴전 1단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휴전 1단계 협상안에 따라 이스라엘군이 약속된 통제선 밖으로 철수하자 하마스는 보란 듯 비(非)하마스 진영을 처형하기 시작했다.
텔레그래프는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철수한 지역에서 재빨리 존재감을 재확인하고 통제권을 재확립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하마스) 갈등 후반에 세력을 얻은 비하마스 계열의 가족 기반 무당 단체 '클랜'이 표적이 됐다”고 설명했다.
1단계 휴전에 따라 이스라엘 측이 요구한 마지막 인질들이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으나 아직 2단계 휴전안은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또한 1단계 휴전에서 협의한 것과 달리 하마스 측이 사망한 인질 유해 역시 약속된 28구 중 4구만을 송환한 상황에서 하마스가 무장을 해제하지 않자 전쟁 종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간 하마스의 무장 해제를 요구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하마스)은 자신들이 무장을 해제하겠다고 했다”며 “만약 그들이 (스스로) 무장을 해제하지 않으면 우리가 하겠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며 아마 폭력적일 것이다. 그들도 내가 장난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