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석의 개미생활] 주식으로 돈 벌어 뭘 살까… 집ㆍ금ㆍ비트코인?

김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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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3. 오후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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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주] 주식시장 관련 소식이 매일 쏟아지지만 뉴스에서 ‘개미’의 목소리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기사를 쓰는 기자도 개인 투자자고, 매일 손실과 이익 사이에서 울고 웃습니다. 일반 투자자보다 많은 현장을 가고 사람을 만나지만 미처 전하지 못했던 바를 철저하게 ‘개인’의 시각으로 풀어보겠습니다.

코스피는 지난달 10일 이후 26거래일 동안 16일을 사상 최고가로 마감했다. 조정을 받나 싶을 때마다 어디선가 구원투수가 등장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정부와 미국, 중국, 외국인, 기관, 개인 등 구원투수는 달라졌지만 한마음 한 뜻으로 코스피를 밀어올리고 있다.

이번 코스피 상승세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꼽히는 것은 ‘유동성’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시중에 풀린 돈이 주식시장으로 향하면서 상승 추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거래대금을 보면 최근 확실히 늘었다. 지난해 9월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거래대금은 177조원, 올해는 254조원에 달한다. 특히 올해는 넥스트레이드 출범으로 두 거래소가 ‘나눠먹기’를 시작했으니 실제 주식시장에서 돌고 있는 돈은 이보다 훨씬 많다.

돈은 주식시장에만 풀린 것이 아니었다. 금, 디지털자산 가격과 함께 집값도 높였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올해 급격하게 올랐다. 지난 3월 집값을 기준으로 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6개월 만에 105를 넘어섰다. 2023년과 2024년 하락분을 뛰어넘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셈이다.

코스피와 집값이 같이 올랐지만 정부 정책은 엇갈렸다. 집값은 내리기 위해, 코스피는 더 올리기 위한 정책들이 나온다. 개미는 환호하고 있다. 부동산 대출이 막히고, 관련 세금이 커지면 부동산 시장으로 갈 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된다. 유입된 자금은 또 한번 코스피를 밀어올린다.

이재명 정부는 정권 초기부터 국민 자산의 ‘부동산 쏠림’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그 방법이 집을 못 사게 하는 것일 줄은 몰랐지만, 어쨌든 당분간 주식 자산 비중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람들이 주식으로 돈 벌어서 결국 뭘 살 것 같나요?”오르는 코스피에 환호하고 있을 때 한 시장 전문가의 말을 듣고 다시 걱정이 시작됐다.

집, 금, 아니면 비트코인? 머릿속에서 떠오른 답은 사실 ‘집’ 하나밖에 없다. 물론 번 돈으로 재투자를 해 자산을 증식할 수도 있지만 오른 주식을 모두 팔 때가 온다면 그건 집을 살때가 될 것이다.

집값이 말도 안되게 올랐다는 지금도 주변을 보면 여전히 집을 사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자산을 정리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퇴직금을 미리 정산 받고, 정들었던 주식을 모두 정리한다. 물타기로 버텨온 주식이든, 타이밍 좋게 들어가 급등한 주식이든 정리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지금 부동산 시장에서 들어오는 돈은 언젠가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돈이 된다. 아직까지도 한국인에게 집이란 그런 의미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기 위해서는 집이 필수라는 인식이 여전하다. 2년마다 이사를 다녀야 하는 전세와 주택담보대출 이자와 맞먹는 비용이 나가면서도 집을 소유할 수 없는 월세 대신 막대한 대출을 내서라도 집을 사는 것이 이익이라는 계산이다.

여기에는 ‘결국 집값은 오른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집값이 내린다고 생각한다면, 그 집을 사는 대신 월세나 전세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진정한 의미의 ‘부동산 자산 비중 축소’는 집을 사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집값을 내리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 당장 주식 시장으로 들어온 돈이 한번에 다시 부동산으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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