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구진이 인공지능(AI) 분야 등의 복잡한 수학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초고속 아날로그 칩을 개발했다면서, 향후 기술이 진전되면 엔비디아 칩 처리 속도보다 1000배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22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베이징대 쑨중 교수 연구팀은 저항성 물질로 된 메모리칩을 사용해 만든 아날로그 장치를 개발했다면서, 최근 이러한 연구 결과를 학술저널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발표했다.
향후 진전에 따라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을 비롯한 첨단 프로세서보다 1천배 빠른 처리 속도로 계산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연구진은 “정밀성 문제는 오랫동안 아날로그 컴퓨팅 분야의 주요 병목이었다”면서 “어떻게 아날로그 컴퓨팅에서 높은 정밀성과 확장성을 모두 달성할지가 세계 과학계를 괴롭혀온 ‘세기의 난제’였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아날로그 컴퓨팅 접근법은 동일 정밀도의 첨단 디지털 프로세서와 비교해 1천배 높은 처리량과 100배 나은 에너지 효율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보 처리 시 이진법을 사용하는 디지털 컴퓨팅과 달리 아날로그 컴퓨팅은 일정 범위 내에서 연속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값을 이용해 정보를 처리한다.
연구진이 개발한 아날로그 장치는 디지털 시스템에 맞먹는 정확도를 달성했으며, 이는 AI와 6G 통신 등의 컴퓨팅 어려움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디지털 컴퓨팅도 복잡한 문제를 거의 다룰 수 있지만, 날씨 등 자연 시스템을 시뮬레이션하는 과정에서 쓰이는 대규모의 연속적 계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진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디지털 컴퓨팅에 (시간과 에너지 소비에 따른) 어려움이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아날로그 컴퓨팅은 정밀성이 낮고 확장성에도 문제가 있어 ‘범용(레거시) 기술’로 치부되어 왔는데, 연구진은 저항성 메모리 배열을 이용하면 행렬방정식 처리 속도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저항성 메모리 배열은 전극 사이 물질의 전기 저항을 변화시켜 데이터를 저장한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아날로그 장치가 중간 규모 행렬 방정식 해결에서는 이미 첨단 GPU를 넘어섰다면서, 전기회로망의 추가 진전을 통해 성능이 더욱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SCMP의 2023년 보도에 따르면 중국 칭화대 연구진은 당시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엔비디아 A100보다 컴퓨팅 속도가 3천배 빠르면서 에너지 소모는 400만배 적은 아날로그 광전자 칩을 개발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