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가 편의점 4사 중 유일하게 일부 생리대·립케어(립밤) 제품 가격을 대폭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마트24는 최근 2년 6개월째 적자가 이어지는 중이라, 소비자에 물가부담을 전가해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이달 1일부로 올들어 계속 가격 오르고 있는 여성 필수용품, 생리대 일부 제품 가격을 33.9% 인상했다.
해당 제품은 ‘바디피트 쏘피 내몸에순한면라이너28입’으로, 판매가를 5900원에서 7900원으로 2000원 올렸다. 여성 생필품인 생리대의 경우, 올들어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가임기 여성이 있는 가정의 생활물가에 큰 부담이 돼 왔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국제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제조사들이 납품가 인상을 요구하면서 지난 5월부터 바디피트·좋은느낌 등 생리대 23종 가격이 100~900원 인상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조사를 보면, 생리대는 작년 4분기 가격 상승률 상위 6위 품목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마트24는 또 겨울철 구매빈도가 높은 립케어 품목에서도 최근 일부 제품 판매가격을 10% 인상했다.
이번에 가격을 올린 제품은 바세린 립테라피스틱 제품 2종으로, 5000원에 판매되던 게 5500원으로 비싸졌다.
가격 인상에 대해 이마트24 관계자는 “고객 대상 프로모션 등을 고려해 제조사 측과 협의해 이마트24 행사에 맞게 가격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마트24 측은 가격 인상에 따라 소비자에 가중되는 부담을 1+1 행사 등으로 상쇄하겠다는 입장이다. ‘바디피트 쏘피 내몸에순한면라이너28입’은 1+1 행사를 진행하고, 바세린 립케어 제품은 전품목 2+1 교차 행사를 한다.
하지만, 이런 행사는 일시적으로 진행하고 끝나는 것이라 상쇄 효과가 지속되긴 어렵다.
업계에선 이마트24가 고물가 속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키면서까지 수익성을 끌어올리려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2년 창립 이후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던 이마트24는 2023년 23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이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3년 2조2251억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매출은 2024년 2조1630억원으로 2.8% 줄었다.
점포 효율화, 이마트 자체 브랜드(PB)인 노브랜드 상품 도입점 확대 등 수익성 개선에 안간힘을 써 왔지만 올해 상반기에도 적자 탈피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