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콜롬비아 대통령은 마약 수장…우리를 사기쳐”

이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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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0. 오전 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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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선 전 국토에서 마약 생산 장려하고 있어”
“美 지원에도 페트로 대통령 아무 조치도 안해”
“우리를 상대로 사기”…지원금 당장 중단 선언
헤그세스 전쟁 장관 “콜롬비아 반군 선박 공격”

콜롬비아 미카이 협곡의 코카 농가.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마약 퇴치를 위해 콜롬비아 좌파 정권과 협력을 유지해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효과가 없자 콜롬비아 정부를 강력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마약 코카인 주요 생산국 중 하나인 콜롬비아에 대해 미국의 마약밀매 퇴치 지원금 지급 중단을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불법 마약 수장으로서 대규모든 소규모든 콜롬비아 전역에서의 마약 생산을 강하게 장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마약은 콜롬비아에서 가장 큰 산업이 됐으며, 미국에서 막대한 지원금과 보조금을 받고 있음에도 페트로 대통령은 이를 막기 위한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미국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콜롬비아) 마약 생산의 목적은 미국에 막대한 양의 마약을 판매해 죽음과 파괴, 대혼란을 초래하는 데 있다”라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부터 이런 지원금, 어떤 형태의 지원금이나 보조금도 더 이상 콜롬비아에 지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은 수치로 확인된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콜롬비아 코카 잎(코카인 원재료) 재배 면적은 전년보다 10%나 증가했다. 모든 잎을 수확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량은 2664t으로 53%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좌파 정부가 들어선 이후 획기적으로 늘어난 것을 보여준다.

2022년 8월 구스타보 페트로 좌파 정부 출범 직후 반짝 단속을 강화하는 정책을 폈으나 시늉에 그쳤음이 결괄 확인된다. 이후 페트로 정권은 마약 재배 농가를 겨냥한 강력한 군경 단속 대신 선진국 마약 수요를 줄이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출 것을 주장했다.

이는 달리 말하면 ‘수요가 있으니 공급을 줄이기 힘들다’는 논리인 셈이다.

앞서 지난 달 콜롬비아 신문 엘티엠포와 엘에스펙타도르가 미국과 콜롬비아 정부 간 관련 동향을 보도하면서 코카인 생산·유통 차단과 마약 밀매 카르텔 억제 명목으로 미국 정부로부터 조달했던 콜롬비아 당국의 예산이 5억 달러(7000억원 상당) 규모라고 보도한 내용을 연합뉴스가 이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소셜미디어에서 “미국에 대해 무례한 말을 하며 지지도가 낮고 매우 인기가 없는 지도자 페트로는 즉각 이 죽음의 들판을 폐쇄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미국이 대신 폐쇄할 것이며, 그건 좋은 방식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그간 콜롬비아를 마약 퇴치 협력 파트너로 삼고, 필요한 관련 자금을 현지에 지원해 왔다.

페트로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측근과 보좌관에게 속아 넘어가고 있으며, 문제는 미국에 있는 게 아니라 트럼프에게 있다”고 힐난하면서 “나는 마약 리더가 아니라, 21세기 콜롬비아 마약 밀매자들의 최대 적”이라고 적었다.

이처럼 양국 정상 간 갈등이 첨예해지는 가운데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지난 17일 미군이 콜롬비아 반군인 ‘민족해방군’(ELN) 선박을 격침했다고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엑스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방부는 ELN 소속 선박에 치명적인 물리적 공격을 수행했다”며 “이 선박은 우리 정보기관에 의해 불법 마약밀수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알려진 마약 밀매 경로를 따라 이동 중이었고, 상당량의 마약을 운반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공해상에서 이뤄진 공격으로 선박에 타고 있던 3명의 마약 테러리스트가 제거됐다고 소개한 뒤 중남미의 마약 카르텔을 ‘서반구의 알카에다’로 규정하면서 “미군은 이 조직들을 테러리스트로 간주, 알카에다처럼 추적하고 제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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