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좌파 성향 소셜미디어에 침투, 조롱 밈도
反 트럼프 성향 이용자들을 의도적으로 자극
셧다운 책임 돌리는 등 민주당 정책 비난 수단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정책 홍보와 방어를 위해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좌파 성향 소셜미디어에 들어가 정치적 상대를 조롱하는 밈을 올리는 등 과격한 방법도 마다하지 않았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을 비롯해 미 정부 기관들이 신생 소셜미디어 ‘블루스카이’에 계정을 개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이들을 공격하는 게시물을 잇달아 올렸다.
블루스카이는 엑스(X)와 비슷한 형식의 SNS로, 진보 성향의 이용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이다.
게시물들은 반(反)트럼프 성향의 이용자들을 자극하려는 듯한 내용들이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려 논란이 됐던 민주당 지도부를 멕시코인으로 희화화한 딥페이크 영상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만’의 명칭을 ‘미국만’으로 변경하는 등 임기 중 있었던 주요 사건들에 대한 사진과 영상을 담고 있다.
백악관은 영상과 함께 “여러분이 우리의 최고 인기 영상을 놓쳤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이 영상을 준비했다”며 “함께 좋은 시간을 더 많이 보내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한국시간 19일 오후 4시 기준 백악관의 블루스카이 계정의 팔로워는 약 8700명이다.
다른 부처들도 블루스카이에 계정을 열어 민주당을 비난하는 게시물들을 올렸고, 백악관은 이를 다시 공유했다.
트럼프 행정부 주요 부처들은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이후 웹사이트와 SNS에 대형 배너를 걸고 셧다운의 원인은 민주당과 ‘급진 좌파’ 때문이라고 비난해왔다.
교통부는 ‘슈머-제프리 다운’이라 쓰고 미 항공관제사들이 멕시코 전통 모자인 솜브레로를 쓴 만화를 올렸다. 셧다운 기간 관제사들이 무급으로 일하게 된 책임을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에게 돌린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게시물에서 불법 이민자에게 무상 의료를 제공하는 데 공화당이 동의하지 않자 민주당이 셧다운한 것이라 주장했다.
국토안보부는 자극적인 표현을 써서 ‘범죄 소지가 있는 불법 외국인’ 신고를 독려하기도 했다.
이 같은 게시물들은 블루스카이를 이용하는 좌파 성향의 이용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용자들의 반응은 우호적이지 않다. 셧다운의 책임을 민주당으로 돌리는 백악관의 게시물에 달린 최상위 댓글은 “여러분, 여기선 아무도 당신들을 믿지 않아요”라는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블루스카이는 2023년 X의 대안으로 출범했다. X가 우파 성향 이용자들에게 우호적인 공간으로 바뀌자 블루스카이의 인기가 급증, 약 400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월간 활성 이용자가 6억명 수준인 X에 비하면 아직은 소규모 플랫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