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최고위·의총 내부 회의서 관련 안건 한 차례도 없었어
당내서 장동혁 논의 없는 행보에 ‘당혹스럽다’ 반응
익명 의원 “이슈 선점하는 단계서 이런 모습 보여 아쉬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서 반발 기류가 나오는 상황이다. 장 대표의 윤 전 대통령 회동은 당내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대표 행보를 미리 허락받을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있지만 대통령 탄핵 등 엄중한 상황에선 의견을 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시된다.
19일 복수의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장 대표는 의원총회와 당 최고위원회의 등에서 관련 안건을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으로 인해 탄핵됐기 때문에 면회 안건은 당내에서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시됐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 대통령 면회가 장 대표의 공약 중 하나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당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장 대표가 전당대회 당시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한다고 밝힌 바 있다”며 “이는 당대표 선출 이후에 약속을 지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원내에선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장 대표는 당내에서 관련 내용을 단 한 차례도 밝히지 않았고 최고위 내부 회의에서도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사전 논의를 통해 일정 조율 등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사전 논의를 통해 일정 조율에 들어갔을 경우 당내 반발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하고 논의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에게 “의원총회에서 공식적으로 단 한 차례도 상의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당대표나 개인 자격으로 간다는 등의 코멘트가 있었다면 이해해줄 수 있는 데 그런 것이 없었다”며 “국민의힘이 탄핵의 강을 건너고 있는데 조금 더 깔끔해야 했다. 우리는 언론을 통해서 접하다보니 굉장히 당혹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장 대표의 행보가 국민의힘의 대여투쟁 공세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최근 김현지 대통령실 부속실장과 중국인 무비자 입국, 10·15 부동산 대책 등을 비판하며 주도권을 점차 잡아가는 모양새였다.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이슈들을 선점하고 있는 단계인데 굳이 이런 모습을 다시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것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며 “약속을 이행하려 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지만 아쉬운 측면도 있다”고 했다.
앞서 장 대표는 17일 서울구치소에서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해 10여분 정도 대화를 나눴다. 그는 18일 페이스북에 “(윤 전 대통령은) 힘든 상황에서도 성경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있었다”며 “우리도 하나로 뭉쳐 싸워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