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로 MZ와 소통”…식품업계 새 브랜드 언어 [박순원의 유행街]

박순원 기자
입력
수정 2025.10.19. 오후 7:30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캐릭터'가 식품업계의 새로운 브랜드 언어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포장지나 광고 속 장식 요소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캐릭터가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브랜드의 얼굴로 격상 중이다. SNS를 통해 세계 각국 소비자들과 교감하고, 협업과 콘텐츠를 통해 팬덤을 형성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마스코트 '호치'가 그런 예다. 호치는 빨간 불길 머리와 발랄한 표정으로 불닭의 매운 이미지를 상징하며, 현재 글로벌 SNS에서 삼양식품의 얼굴 역할을 하고 있다.

'불닭 글로벌'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보면, 호치가 각국 언어로 인사하며 현지 팬들의 댓글에 답하는 등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호치는 전 세계 오프라인 행사나 팝업스토어의 상징 캐릭터로도 등장해, K-라면 팬들과의 직접 교류 창구가 되고 있다.

호치는 글로벌 협업의 매개체로도 활용됐다. 삼양식품은 지난 8월 필리핀계 글로벌 프랜차이즈 '졸리비(Jollibee)' 영국법인과 공급 계약을 맺었는데, 이를 호치 중심의 공동 캠페인 영상 형태로 공개했다.

당시 졸리비 영국 인스타그램 계정은 두 캐릭터가 등장한 짧은 영상을 올리며 "New Bestie Unlocked(새로운 친구가 생겼다)"라는 문구로 협업 사실을 알렸다. 영상에서 호치는 졸리비의 마스코트와 만나 함께 춤을 추며 포옹한다. 이후 지난달부터는 졸리비 영국 매장에서 불닭 소스를 활용한 스파이시 감자튀김 메뉴가 판매되고 있다.

농심도 대표 캐릭터 '너구리'를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지난달 문을 연 서울 여의도 한강버스 '한강라면존'은 너구리 캐릭터를 이용한 조형물로 꾸며져 있다. 이곳을 방문한 소비자들은 너구리 인형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거나 SNS에 인증샷을 올리며, 캐릭터를 매개로 한 체험형 콘텐츠 소비를 즐기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 7월부터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콘셉트 스토어 '해피냠냠 라면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오뚜기 캐릭터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오뚜기 제품으로 구성된 포토존·굿즈존을 둘러보며 '브랜드 놀이터'처럼 즐기는 소비 경험을 하고 있다.

'핫플레이스'에 방문해 무심코 사진을 찍었던 그 캐릭터가 어쩌면 소비자의 기억 속에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가장 강력한 통로가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졸리비 마스코트(왼쪽)와 삼양 불닭 마스코트 ‘호치’가 함께 춤을 추고 있다. 졸리비 영국은 삼양식품과 맺은 글로벌 협업 소식을 캐릭터 마케팅을 통해 알렸다. [졸리비 UK 인스타그램 캡처]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