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 앞두고 특정국 자극…필요할 때 상대 협력의 문 닫혀”
“국힘 ‘美·中 모두와 협력’ 논평 며칠 됐다고 혐중장사냐” 꼬집기도
野주진우 “핵심은 ‘피싱범 100%’ 국내중국인 범죄…무비자 철회를”
서범수, 캄보디아 태자단지 배후 의혹 ‘프린스그룹 한국사무소’ 밝혀
현지 대책단 보낸 與, 캄보디아-대한민국 합동수사TF 설치 등 요청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올해 신고만 330건으로 폭증한 캄보디아 현지 한국인 납치·감금에 관해 “국민의힘이 캄보디아 사태 근원을 중국 탓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앞두고 특정 국가를 자극하는 발언은 외교관계에 부담만 줄 뿐”이라고 입단속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김현정 원내대변인 브리핑에서 “사건 해결보다 ‘혐중 정서’ 자극에 더 몰두하는 행태는 국민의 안전과 국익을 외면한 무책임한 정치다. 국민의힘의 눈엔 국민의 안전보다, 혐중에 열광하는 극우 당원들 밖에 안 보이나. 감정적이고 혐오를 자극하는 언어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해외의 우리 국민을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국제범죄 대응은 냉정한 외교와 인권중심 접근이지 감정이 아니다. 국민의힘이 책임 있는 공당이라면 한가로이 혐중장사 할 때가 아니다”며 “지금 국회는 여야를 떠나 초당적인 의회 외교에 나서야 한다. 캄보디아에 체류 중인 국민들의 무사 송환과 범죄자 압송이 최우선이다”면서 “문제의 해답은 혐오가 아니라 국민의힘도 주장한 ‘협력’”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도 엿새 전 대변인 논평에서 ‘국익 우선’, ‘미국과 중국 모두와 협력하며 우리 산업과 일자리 지켜야’, ‘정치인들도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며 “며칠이나 됐다고 혐중장사하나. 아니면 말 다르고 행동 다르기인가. 경주 APEC 앞두고 특정 국가를 자극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필요로 할 때 국민의힘의 혐중정서 때문에 상대국이 협력의 문을 닫을 수 있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에선 주진우 의원이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외교부에 ‘캄보디아 대응’을 지시했다. 피해자(고문 살해당한 22세 한국 대학생)의 가족이 조선족에게 협박전화 받고 경찰에 신고한 지 ‘80일 만’”이라며 “뒷북, 반쪽짜리 지시다. 핵심은 ‘국내 중국인 범죄’다. 우리 국민이 납치·살해된 후 캄보디아가 범인 잡으면 무슨 소용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숨진) 청년이 캄보디아에 스스로 간 게 아니다. ‘국내 보이스피싱 조직’이 통장을 비싸게 사주겠다며 캄보디아로 유인했다”며 “(돈을 뜯어내기 위해) 납치를 가장하던 ‘보이스피싱’이 국민을 실제 유인해 납치하고 죽이는 ‘살인피싱’으로 진화됐다. 보이스피싱은 100% 중국인 범죄다. ‘중국인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아가 “중국인 전면 무비자도 철회하라. 납치·살해범이 관광객을 가장해 국내에 들어오는 것을 막을 자신 있나”라고 반문했다. 전날(16일) 친한(親한동훈)계이자 국회 행정안전위 야당 간사인 서범수 의원은 ‘태자단지’ 운영 등 조직적 사기·인신매매 혐의로 미국·영국 제재를 받은 ‘프린스 그룹’(태자그룹)이 서울에 한국사무소를 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프린스 그룹 총수는 중국계로서 캄보디아에 귀화한 천즈(37) 회장로 알려져 있다.
한편 민주당은 최고위원인 김병주 의원을 단장으로 한 ‘재외국민안전대책단’을 캄보디아에 급파한 가운데, 17일(현지시간) 오전 캄보디아 상원 의회를 찾아 니엉 팟 부의장(내무·국방·인사·국경업무위원장) 등 상원 관계자 6명과 긴급 회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측은 한국인 사망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고 대책단은 예정된 한국인 송환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민주당 대책단은 “가해자든 피해자든 한국인은 국내로 송환 후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과 함께 현지 스캠(scam·사기) 단지에 대한 적극적인 수색·정찰 요구를 전했으며, 캄보디아 측은 ‘최대한 협력’을 시사했다. 김병주 단장은 ‘대한민국-캄보디아 합동수사 태스크포스(TF)’ 설치, TF소속 한국 경찰에 한국인에 대한 수사권 부여 등을 요청하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