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보석 도난 피해액 ‘1460억’…“내부 공범 있을 수도”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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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2. 오후 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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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장관은 ‘도로 안전’ 탓
20일(현지시각)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안뜰 모습. 전날 발생한 절도 사건으로 휴관해 관람객은 없고 경비원과 경비원만 보인다. 로이터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지난 19일(현지시각) 발생한 절도 사건 피해액이 14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사법 당국은 외부에서 침입한 4인조 도둑 외에 박물관 ‘내부 공범’이 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르몽드·아에프페(AFP) 통신에 따르면, 로르 베퀴오 파리 검사장은 21일 프랑스 에르테엘(RTL) 방송에 출연해 19일 루브르 아폴론 갤러리에서 도난당한 보석들의 피해액이 8800만유로(1460억원)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는 루브르 쪽이 보석 시세 등을 고려해 평가한 액수다.

베퀴오 검사장은 “이는 매우 놀라운 금액이지만, 역사적 피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범인들은 향해서는 “보석들을 분해하거나 녹이는 어리석은 짓을 한다면 결코 그 금액을 손에 넣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범인들이 수사기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유물을 녹여서 처분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검찰 수사 상황에 대해서는 “감식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현장에 있던 것으로 식별된 4명의 인물이 있으며, 그들을 도운 공범 팀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물관 내부의 공모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루브르에서는 일요일 개장 30분 뒤인 19일 아침 9시30분께 절도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용의자들은 세느강변 도로에 사다리차를 세워 2층 아폴로 갤러리에 침입한 뒤, 프랑스 왕실 보석 8점을 불과 7분만에 훔쳐 미리 준비한 스쿠터 등을 타고 도주했다. 나폴레옹 1세가 부인 마리 루이즈 황후에게 선물한 다이아몬드·에메랄드 목걸이, 나폴레옹 3세 부인 외제니 황후의 왕관과 브로치 등이 털렸다.

루브르를 관할하는 프랑스 문화부장관 라시다 다티는 이번 사건의 원인을 ‘도로 안전’ 탓으로 돌렸다. 도둑들이 사다리차를 댄 강변 도로의 경비가 문제였다는 주장이다. 그는 의회 대정부 질의에서 “박물관 보안 시스템은 전혀 실패하지 않았다”며 “공공도로 감시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박물관 안팎에선 루브르의 보안 불감증에 대한 질타가 쏟아진다. 박물관·문화유산 노동조합인 쉬드 퀼튀르 관계자는 르몽드에 “지난 10년 동안 안전·보안 인력이 25% 감축됐다”며 “박물관 예산이 전시 프로젝트에만 쏠릴 뿐 작품·관람객을 감시하는 장비 현대화에는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일간 리베라시옹은 루브르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직원들은 (보안) 시설에 문제가 있다고 경고해왔다. 로랑스 데 카르(루브르 박물관장)의 신임 경영진은 전임자 로랑 마르티네즈가 제안했던 보안 관제실 개보수 예산 지침을 따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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