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우디 다음달 정상회담…‘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진전 있을까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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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2. 오후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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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남부 키리야트 갓에 개소한 민군조정센터에서 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뒷줄 왼쪽은 스티브 윗코프 대통령 특사, 오른쪽은 트럼프 대통령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EPA 연합뉴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다음달 정상회담을 열어 안보 협정과 이스라엘 국교 정상화 문제를 논의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미국 대통령과 국무장관이 연이어 이스라엘을 찾으며, 이스라엘의 공습 재개로 흔들린 휴전 굳히기에 나섰다.

21일(현지시각) 아에프페(AFP)통신과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다음달 18일 3일간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빈살만 왕세자가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2018년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 이후 처음이다.

정상회담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과 안보 협정 체결을 추진하고, 미국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교 정상화를 진전시키려 한다고 이 매체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아브라함 협정을 추진 중인데,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수교를 최종 목표로 여기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23년 가자전쟁 발발 이후 관련 논의를 중단했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수립하는 불가역적 조처를 하지 않는 한 이스라엘과 국교 정상화는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이슬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 없이는 같은 이슬람인 팔레스타인을 핍박하는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이스라엘 정부는 2023년 10월7일 하마스의 공격 이후 팔레스타인 정부 수립은 ‘이스라엘 바로 옆에 테러리스트 국가를 세우는 것’이라며 극력 반대하고 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21일 이스라엘 남부 키리야트 갓에 가자지구 안정화를 이끌 민군조정센터(CMCC) 개소했다. 미군 200명이 파견된 가운데, 영국·캐나다·독일·덴마크·요르단 등 유럽·중동국가와 비정부기구, 국제기구 대표자들을 통합한 민군조정센터는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휴전 협정 상황을 감시할 예정이다. 영국도 이날 2성 장군 등 소규모 군사 고문단을 민군조정센터에 파견했다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남부 키리야트 갓에서 열린 민군조정센터(CMCC) 개소식에 참여한 제이디 밴스 부통령(가운데)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그의 뒤편으로 민군조정센터에 참여하는 미국, 캐나다, 영국, 이스라엘, 독일, 덴마크, 요르단의 국기가 보인다. AFP 연합뉴스

지난 19일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공격을 이유로 하루 동안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습하자, 미국 부통령과 국무장관, 대통령 특사가 이스라엘을 찾아 자제시키는 모양새다. 제이디 밴스 부통령은 21일 이스라엘에 도착해 참여한 민군조정센터 개소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구상 진전 상황이 내가 예상한 것 보다 상황이 더 잘되고 있다”며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정말 많고,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혔다. 이어 하마스의 무장 해제를 두고는 “트럼프 대통령이 명확한 마감 시한을 제시하지 않은 것처럼, 나도 시한을 두고 싶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22일 오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고, 오후엔 아이작 헤르조그 대통령을 만나 휴전 협상 정착을 논의한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23일께 이스라엘 방문해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윗코프 대통령 특사, 트럼프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함께 국제안정화군 파병, 하마스 무장해제 등 휴전 2단계 사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날 스콧 배선트 미 재무장관은 워싱턴서 휴전 파기와 서안지구 합병을 선동하는 극우 성향의 베잘렐 스모트리치 이스라엘 재무장관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구상을 전적으로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하산 라샤드 이집트 국가정보부 부장도 21일 예루살렘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만났다.

하마스의 협상 대표단을 이끄는 칼릴 하야는 21일 성명을 내 “이스라엘 인질의 주검 송환과 휴전에 헌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날 이스라엘 인질 주검 2구를 이스라엘에 반환해, 28구의 주검 중 15구를 송환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 (WFP )의 아비르 에테파 대변인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일 구호물자 반입량이 740톤 으로 최소 필요량 인 2000톤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모든 국경 검문소를 개방하지 않으면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고 밝혔다 .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인질 주검 송환 지체를 이유로 예정됐던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 의 라파흐 검문소 완전 개방을 지연시키 고 있다 . 라파흐 검문소는 가자지구가 이스라엘이 아닌 나라와 사이에 두고 있는 유일한 검문소다 .

한편,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46명은 이날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합병에 반대하고, 두 국가 해법을 현실화하는 조처를 취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다. 민주당과 거리를 두는 존 페터먼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민주당)을 제외한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전원이 서한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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