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취임 직후인 27일 방일해 미·일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일본 정부가 공식 발표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을 겸하는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22일 취임 뒤 첫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7일부터 사흘간 일본을 방문하기로 했다”며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기간 미·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는 이전부터 이달 말께 일본을 방문해 미·일 정상회담을 갖는다는 계획이었다. 21일 이시바 시게루 전임 총리 후임을 뽑는 국회 선거가 치러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파트너가 다카이치 신임 총리로 바뀌게 됐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일본 정부의 방위 정책 등이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달 협상을 끝낸 관세 협상의 후속 조처로 일본 정부가 약속한 5500억달러(787조원) 규모 대미 투자 사용처 관련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기하라 관방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은 일·미 동맹을 한층 강화하는 매우 의미있는 기회로,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을 마음 깊이 환영한다”며 “정상 사이에 개인적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미·일 동맹의 강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한 협력 관계를 구축할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 역시 하루 전 취임 기자회견에서 “일·미 동맹은 외교·안보 정책의 기본 축”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솔직하게 의견을 나누고 신뢰 관계를 만들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일 기간 동안 나루히토 일왕과 만남도 예정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차 집권 시절이던 2019년 일본을 찾았을 때도 일왕과 만난 바 있다. 당시 나루히토 일왕이 갓 즉위해 일본 연호를 ‘레이와’로 바꾼 뒤 첫 일본 국빈 방문객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일 첫날인 27일 일왕과 만난 뒤, 이튿날 다카이치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홍석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