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욕의 역사 되풀이 말길’...이 대통령 옛 남영동 대공분실 방문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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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1. 오후 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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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8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참석에 앞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의 전시 사진 설명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1일 제80회 경찰의 날을 맞아 경찰을 향해 ‘민주 경찰로 거듭나달라’고 당부한 이 대통령이 이날 기념식 직후 서울 남영동 민주화운동기념관을 찾아 오욕의 경찰사를 되짚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이날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의 날 기념식 직후 민주화운동기념관이 된 남영동 대공분실 전시공간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대공분실은 과거 군부독재 시절 경찰의 어두운 역사가 담긴 국가폭력의 공간”이라며 “다시는 이와 같은 오욕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고 진정한 민주 경찰로 거듭나길 바라는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행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이 대통령은 “국민주권정부는 우리 경찰이 헌법과 국민을 수호하는 민주 경찰로 온전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경찰의 중립성을 확보하고 민주적 통제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수사의 책임성과 공정성, 전문성과 신속성을 끊임없이 높여가며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수사체계를 확립해달라”고 당부했다.

민주화운동기념관을 찾은 이 대통령은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열사가 숨진 509호와 군사독재 시절 모진 고문을 겪었던 김근태 전 의원이 조사를 받은 519호 등을 찬찬히 살펴봤다고 한다.

현장에서 이 대통령은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에게 “고문 시설(이 있던 곳이) 언제 개조된 것이냐, 역사가 훼손된 이유가 뭐냐’고 물었고, 이에 이 이사장은 “민주화 운동 탄압 등을 위해 1987년까지 고문실로 운영되다 6월 민주화 항쟁 뒤 역사를 지우기 위해 당시 치안본부가 장비를 다 치웠다”며 고증을 위한 정부의 협조를 이 대통령에게 부탁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1976년 내무부장관 김치열이 건축가 김수근에게 설계를 의뢰해 지어진 남영동 대공분실은 국방부 산하 보안사 서빙고분실, 남산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현 국정원)와 함께 독재정권 시절 대표적인 고문시설로 꼽힌다. 1985년 김근태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의장 고문사건으로 실체가 처음 알려졌고, 1987년에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벌어지면서 대규모 시민항쟁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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