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돌려보낸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의 주검에서 고문과 처형을 당한 흔적이 발견됐다. 이들 주검 대부분은 고문과 즉결 처형, 인권 침해로 악명 높은 이스라엘 스데테이만 교도소에서 이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디언 20일(현지시각) 보도를 보면,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 장관 무니르 부르쉬 박사와 칸유니스의 나세르 병원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이달 휴전 이후 돌려보낸 팔레스타인 주검 150구를 검사한 결과, 상당수가 고문과 처형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가디언이 확인한 사진에서 일부 주검들은 눈이 가려지고 손이 뒤로 묶인 채로 반환됐다. 교수형을 당해 목에 밧줄이 감겨 있던 흔적이 있거나, 근거리에서 총을 발사해 처형당한 것으로 보이는 주검도 있었다.
가자지구 북부 출신의 마흐무드 이스마일 샤밧(34)으로 확인된 주검엔 교수형을 당한 흔적이 있었고, 다리는 탱크에 깔려 골절돼 있었다. 의료진은 “이스라엘이 다수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살인, 즉결 처형, 조직적 고문을 자행했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9일 이스라엘 인질 주검 1구와 팔레스타인 사람의 주검 15구를 교환하는 내용의 휴전 합의를 맺었다.
주검이 든 가방에 동봉된 문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적어도 135구의 주검이 네게브 사막에 있는 스데테이만 교도소에서 온 것으로 파악됐다. 스데테이만 교도소는 수감자들의 눈을 가리고 수갑을 채운 채로 구금하고, 일상적으로 구타가 이뤄지는 등 심각한 인권 침해로 악명 높은 곳이다. 이곳에는 가자지구 교전 현장이나 병원에서 다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이송해와 진통제를 투여하지 않고 수술을 집도하는 야전 병원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스데테이만 교도소 내부고발자는 가디언에 “총상을 입은 팔레스타인 환자들의 눈을 가리고 벌거벗기고 기저귀를 채워서 병상에 묶은 채로 실어왔다”며 “진통제를 주지 않아서 (환자들이) 고통에 울부짖었다”라고 말했다. 다른 내부고발자는 수갑에 묶인 팔이 괴사해 절단한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봤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인권단체들은 이 교도소에 1500명에 가까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주검이 보관돼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샤밧의 어머니는 “모든 인질들이 훼손되고 고문당해서 돌아왔다. 국제사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스데테이만 교도소에서 온 팔레스타인 주검들에 대한 가디언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스데테이만 교도소 폐쇄를 요구해온 이스라엘 인권 의사회(PHR)는 이스라엘 책임자들에 대한 독립적인 국제 조사를 촉구했다. 이스라엘 인권 의사회의 나지 아바스 수감자·구금자 부서장은 “이 조사 결과는 우리 단체가 지난 2년간 스데테이만 수용소 등 이스라엘 구금 시설의 실태를 폭로한 내용을 뒷받침한다”며 “이곳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군인과 교도관에 의해 조직적인 고문과 살해를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