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전직 대통령도 ‘세 평 독방’행…리비아 불법자금 조달 공모 사르코지 수감

천호성 기자
입력
수정 2025.10.21. 오후 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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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전·현직 대통령 통틀어 첫 교도소 수감 불명예
교정당국 “특별대우 없다”…운동 시간·반입물품 제한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교도소 수감 전날인 지난 2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자택에서 목격됐다. 로이터 연합뉴스

리비아로부터 불법 자금 조달을 공모한 혐의로 최근 징역형을 선고받은 니콜라 사르코지(70) 전 프랑스 대통령(2007∼2012년 재임)이 21일(현지시각) 교도소에 수감됐다. 전·현직을 막론하고 감옥에 갇힌 프랑스 대통령은 그가 처음이다.

르몽드·르피가로에 따르면, 사르코지는 이날 아침 9시15분께 프랑스 파리 서부의 자택을 떠나 9시35분께 파리 14구 상테 교도소에 도착해 수감됐다. 그는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로부터 불법 자금 조달을 공모한 혐의로 지난달 25일 파리 형사법원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았다.

이어 그를 기소했던 프랑스 재무검찰(PNF)이 그의 수감일을 이날로 확정해 지난 13일 통보했다. 르몽드에 따르면 이는 전직 프랑스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아 투옥된 첫 사례다.

사르코지는 교도소 격리층의 11㎡ 넓이 직사각형 모양 감방에 갇힌다. 격리층은 다른 수감동과 완전히 분리되며, 전담 교도관이 상시 배치된다. 산책·운동·도서 등 모든 활동이 홀로 진행되고 양옆 감방이 비어 있어, 그가 다른 수감자와 마주칠 일은 없다.

이외에는 다른 수감자와 동일한 구금 규정을 적용 받는다. 감방엔 사람 키보다 높은 위치의 작은 창문이 뚫려 있으며, 침대·텔레비전·선반·세면대·샤워시설·변기가 있다. 이불 등 침구는 교도소가 제공하는 물품을 써야 하고 외부 음식 반입은 불가능하다. 다만 교도소 매점에서 식품을 구입할 수는 있다. 운동은 하늘에 철망이 쳐진 운동장 등에서 하루 1시간으로 제한된다. 교정 당국은 그의 수감 전 “사르코지에게 특별대우는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외 사르코지는 날카롭지 않은 식기류, 길이 1m 이하 목도리, 표지가 종이로 된 책 등을 반입할 수 있다. 그는 최근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몽테크리스토 백작’과 프랑스 역사학자·정치학자인 장 크리스티앙 프티피스의 ‘예수’ 평전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또 수감 기간 동안 자전적 성격의 책을 쓰겠다며 “서문도 이미 생각해뒀다”고 말했다.

사르코지 변호인단은 그가 교도소 밖에서 항소심을 받을 수 있도록 이날 석방요청서를 제출했다. 법원은 수감자가 석방될 시 도주 가능성, 공범 접촉 우려 등을 고려해 2개월 이내 석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석방되면 전자발찌를 찬 채 가택연금 된다.

한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17일 사르코지를 비밀리에 엘리제궁에 초청해 면담한 사실이 전날 르피가로 보도로 드러났다. 마크롱은 보도 이후 기자들에게 “인간적인 차원에서 내 전임자를 만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면서도 “물론 사법부의 독립(적 판결)을 전적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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