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리바바그룹과 손잡은 국내 1세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지(G)마켓이 연간 수천억원 규모 투자를 통해 국내외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재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알리바바의 물류망을 기반으로 200여개국으로 판로를 확대해 ‘역직구 시장’을 키우고, 인공지능(AI) 기술 협력을 통해 고객이 혁신적인 쇼핑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마켓은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합작법인(JV)의 구체적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제임스 장(한국명 장승환) 지마켓 대표는 “지마켓이 다시 한 번 국내 1등 오픈마켓으로 올라서기 위해 ‘국내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확장’이라는 두 축의 중장기 전략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마켓은 연간 7천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입점 판매자들의 판촉 지원을 통해 쓰이는 돈은 5천억원이다. 대형 행사를 진행할 때 판매자가 부담했던 고객 할인 비용을 지마켓이 전부 부담하고, 신규 입점한 판매자에게는 일정 기간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또 고객 혜택 확대를 위해 1천억원을, 에이아이(AI) 접목과 플랫폼 인프라 개선 등 기술 투자에 1천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지마켓은 국외 시장 거래를 늘려 오는 2030년까지 연간 거래액을 현재보다 2배 이상 증가한 1조원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미 지마켓은 알리바바그룹 산하의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라자다’와 연동해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필리핀·베트남 5개국에서 상품을 판매 중이다. 남아시아 지역과 스페인·포르투갈 등 남유럽에 이어 오는 2027년까지 북미·중남미·중동 등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이민기 셀러 그로스 담당은 “판매자가 상품만 등록하면 번역, 배송, 고객 서비스, 마케팅까지 지마켓이 원스톱으로 국외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합작법인 설립으로 개인정보가 중국에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설명도 나왔다. 김정우 피엑스(제품 경험·PX) 본부장은 관련 질의에 “지마켓 고객 개인정보는 지마켓이 단독으로 관리하고 책임을 지게 된다”며 “에이아이 학습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도 독립된 클라우드에 보관되고 국내 서버에 한정해 사용하며,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전혀 전송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선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는 신세계그룹과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합작회사 ‘그랜드오푸스홀딩’을 설립하는 기업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이 기업 결합을 통해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계열사인 지마켓과, 알리바바그룹의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그랜드오푸스홀딩의 자회사로 편입됐다.